
어머니의 도덕경
 ↑ 새 것 - 모든 새로운 것은 낡아진다. (부산 갈맷길 안내 리본)
60년 넘게 살림을 살아온 어머니는 장보기의 달인입니다. 시장에서 사과 몇 알 살 때조차 영락없는 도인(道人)의 모습입니다.
사과를 살까 말까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겨울 냇물을 건널까 말까 망설이는 모습입니다. 값을 흥정하며 깎아 댈 때는 마치 사면의 적을 대하듯합니다. 사과를 안고 오실 때는 마치 초대받은 손님의 태도와 같습니다. 사과를 먹으며 우린 어머니가 왜 사과를 안 좋아하시는지 몰랐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그 때 어머니의 모습이 깊은 골짜기처럼 느껴집니다.
도를 깨우친 대인의 모습이 노자 도덕경 15장에 이렇게 써 있네요. 예혜 약동섭천 豫兮 若冬涉川: 조심하기를 마치 겨울날 개울 건너듯하고 유혜 약외사린 猶兮 若畏四隣 : 주저하기를 사방의 적같이 하며 엄혜 기약객 儼兮 其若客: 공손하기를 마치 귀한 손님같고 광혜 기약곡 曠兮 其若谷: 트이기는 마치 깊은 골짜기 같다.
여러분의 어머니는 어떠셨어요? 어머니의 장보기와 도인의 깨우침이 다를 바가 없지요? 역시 진리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원래 있는 것입니다. 새로운 것을 찾기보다 낡은 것을 아껴야 하는 것은 모든 새로운 것은 반드시 낡아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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