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자의 인과 노자의 인
 ↑ 행복의 비상(飛翔) - 자연은 무위(無爲)로 갈매기를 기르고 사람은 유위(有爲)로 닭을 기른다.
시작이 반이라더니 어느새 도덕경 5장입니다. 천지불인(天地不仁) 이만물위추구(以萬物爲芻狗) 천지는 인정이 없어 만물을 풀강아지나 다름없이 취급한다는 뜻입니다. 풀강아지(芻狗)란 젯상에 올려놓고 잡귀신을 쫓는 풀로 만든 강아지입니다. 제사가 끝나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으니 길에 내다 버리는 것이지요.
노자가 하고 싶은 말은 인간도 그와 마찬가지라는 말이었겠지요. 그러니까 성인(聖人) 군자(君子)도 천지처럼 인정이 없이 백성을 풀강아지로 알아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노 선생님, 백성이 버려진 풀강아지라니 어찌 그리 비정하십니까? 풀강아지가 젯상에 있을 때는 어땠지? 그야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물건이었지요. 그래도 내 말을 못 알아듣겠느냐? 어렵습니다. 태양이 유심하고 인정이 많으면 어떻게 만물을 길러낼 수 있겠느냐? 더 어렵습니다. 태양이 무심하게 빛을 보내면 추운데서는 춥게 더운데서는 덥게... 만물이 햇빛이 비치는 정도에 맞게 알아서 잘 자라는 게 아니더냐? 이제야 감이 잡힙니다. 공자는 인을 행하라고 했지? 그러니 공자의 인은 유위(有爲)라. 내가 말하는 인은 무위(無爲), 즉 태양빛처럼 무심한 인을 말하는 것이다. 잘 알았습니다. 확실하게 한 마디 더 해 줄까? 네. 좋아요. 닭에게 맛있는 모이를 충분히 주는 것이 인정있는 일이냐? 네. 물론이지요. 언젠가 그 닭을 잡아 먹겠다고 모가지를 비틀텐데도?
도덕경 5장은 다언삭궁(多言數窮)이라고 끝은 맺습니다.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그 뜻을 전하기가 궁해진다는 말이지요. 노자의 도덕경은 씹을수록 맛이 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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