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짝퉁 인문학
 ↑ 그리스의 인문학자 소크라테스의 감옥(그리스, 아테네): 정말로 악법도 법인가?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함께 할 수 있다면 내 모든 기술을 다 줘 버려도 상관 없다.' - 스티브 잡스-
짝퉁이 나돌아 다니지 않으면 그건 진짜 명품이 아닙니다. 대학에선 인문학 계열 학과가 20% 이상 줄어들었답니다. 교양선택 과목에 인문학 강의가 없는 대학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군대 갔다 왔더니 자기가 다니던 과가 없어졌다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서는 짝퉁 인문학까지 활개를 칩니다. 누가 뭐래도 이 시대의 인문학은 역시 명풍 학문임에 틀림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인문학이 진짜고 어떤 인문학이 짝퉁 인문학일까요? 만고불변의 진리가 있는 것처럼 말하면 짝퉁 인문학이고, 진리는커녕 정답조차 없다고 말하면 그게 진짜 인문학입니다.
장자의 천도(天道) 편에 나오는 옛날 얘기 하나 해드릴께요. 수레바퀴를 깎는 윤편이란 사람과 제나라 15대 왕인 환공이 주고받는 얘기입니다. 윤편이 마당에서 수레바퀴를 깎다말고 당상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환공에게 가서 물었습니다. 임금님, 무엇을 보고 계십니까? 성현들의 말씀을 읽고 있느니라. 그 성현들이 살아계시는 분들입니까?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신 분들이니라. 그럼 임금님이 읽으시는 것은 죽은 사람이 남긴 술찌개미 같은 것이군요. 감히 내가 읽는 책을 왈가왈부하다니. 어째서 그게 술찌개미란 말이냐? 네 설명이 그럴 듯하면 살려두되 아니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니라.
윤편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제가 칠십 나이되도록 평생 수레바퀴만 깎았는데 굴대와 구멍을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 손으로는 되는데 말로는 설명을 할 수가 없어서 아직도 자식에게 못 물려주고 수레바퀴를 깎고 있습니다. 바퀴 깎는 것처럼 쉬운 일도 말로 다 설명을 할 수 없는데 하물며 오묘한 진리를 어찌 글로 다 설명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래서 술찌개미같다고 말씀드렸을 뿐입니다.
술찌개미에 술맛이 조금 남아 있다고 술이 아닌 것처럼 인문학에서 진리 냄새가 좀 남아있기로서니 진리라고 할 수는 없지요. 우리가 인문학에서 배워야 할 것은 진리가 아니라 진리를 찾는 예지입니다. 우리가 인문학에서 배워야 할 것은 답이 아니라 답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 광고: '사봉의 인문학' 수강신청 안내 - 일시: 매주 목요일 10시 ~ 12시 (2014년 3월 6일 개강) 장소: 서초구 방배동 101-34 한국가족심리연구소 B101호 (약도 보기) 수강료: 3만원/1 회 신청: 010-4751-4185, yullim@hanmail.net /010-3753-4185 jin011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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