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기차
 ↑ VIP 대기실 - 1루피짜리 VIP 대기실 입장료를 받는 이의 표정이 제법 근엄하다.
와, 인도 기차는 연착이 다반사라더니 정시에 들어오네요? 아, 네? 이건 어제 기차입니다. 그럼 24시간 연착이라고요? 네, 오늘 기차는 한 시간 후 도착한답니다. 24시간도 늦을 수 있는 기차가 인도기차랍니다. 게다가 기차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 암표와 뇌물까지... 가짜 기차표를 팔며 여행객들의 등을 치는 사기꾼도 많답니다.
아그라에서 카쥬라호까지 다섯시간의 짧은(?) 여정이지만 운좋게 에어컨이 있는 일등칸 기차표를 구했습니다. 이등칸은 에어컨은 없지만 지정석은 있다고 했습니다. 삼등칸은 지정 좌석이 없을 뿐 아니라 차창에 유리도 없다고 했습니다. 더울 때는 더운 바람과 추울 때는 찬바람과 함께 여행하는 것이지요.
일등석에서 에어컨 바람이 세면 에어컨을 낮추면 안된답니다. 에어컨 값을 낸 게 아까우니 담요를 달래서 덮으라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선반 위에 담요가 있기는 있었는데 언제 세탁을 했는지 도저히 덮을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우리 앞 자리에는 노르웨이인 부인과 캐나다인 남편 부부가 탔습니다. 6개월째 배낭 여행 중이라고 하면서 부인이 어찌 수다스러운지... 그동안 몇 번이나 부부싸움을 했느냐고 슬쩍 물어보았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싸웠기 때문에 모두 몇 번인지 안 세어봤다더군요. 그 날도 내내 서로 말이 없더니 내릴 때쯤 서로 말을 트더군요. 부부가 함께 여행하는 것이 쉽지 않기는 동서양이 다를 바 없나봅니다. 부부가 행복하려면 서로 상대방 대하기를 손님같이 하라고 했는데 '상경여빈(相敬如賓)'이 그렇게 말처럼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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