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쓸개 빠진 넘
 ↑ 잘 마할 - 저 집의 주인은 행복했을까?
일주일 전, 배가 너무 아파 상계 백병원 응급실에 실려왔습니다. 쓸개에 돌이 있어 담낭염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산통만큼 아픈 병이라고 말로만 들었는데 정말 아프더군요. 아픈 것 말고는 병원 생활이 참 행복합니다. 여섯 사람이 함께 쓰는 방이지만 커튼을 치면 꼭 비행기의 1등석 크기의 방이 만들어 지거든요. 비행기 탈 때마다 흘끗흘끗 보며 부러워했던 일등석 의자. 그 의차처럼 구부러지는 침대에서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스튜어디스보다 더 친철한 간호사들의 보살핌... 비행기에서는 흉내를 낼 수 없는 병문안... 그동안 이 침대에서 인도의 상념을 정리하며 아침편지를 보냈답니다. 엊그제 수술을 하고 '쓸개 빠진 넘'이 되긴 했지만 이만하면 행복한 병원이죠? 며칠 있으면 행복한 병원 생활도 끝날 모양입니다.
다시 인도 얘기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날, 암베르 성을 보고 자이푸르로 돌아가는 길에 물 속의 궁전을 보았습니다. 마 사가르 호수 가운데 떠 있는 듯 보이는 잘 마할 궁전은 4층 절반까지는 물속에 잠기고 5층만 보였습니다. 궁전까지 갈 수는 없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호숫가에 모여 휴식을 즐기고 있더군요.
옛날에 태어났으면 저런 집에서 살 수 있었을까? 그럴 리가... 저런 집을 짓는 데 불려다녔겠지.
중국의 하나라를 세웠다던 전설의 우임금 얘기가 생각났습니다. 자왈 우 오무간연의(子曰禹 吾無間然矣) 비궁실이진력호구혁(卑宮室而盡力乎溝) 우 오무간연의(禹 吾無間然矣) 공자님이 말씀하시길, 우임금은 비난 할 것이 없다. 자기의 궁은 허름하게 지었어도 백성들의 논도랑 살피는 데 힘을 쏟았으니 우임금은 비난 할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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