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불교의 쇠퇴
 ↑ 보살의 변신 - 불교 석굴의 보살들이 영락없는 힌두교의 여신의 모습이었다.(엘로라 12번 석굴)
흐르는 것이 역사라고 합니다. 그래서 유적지에 가면 역사적 사실보다 변화의 흐름을 눈여겨 보게 됩니다. 엘로라의 12번 불교 석굴에서는 누가 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이미 자신을 등불 삼고, 진리를 등불 삼으라고 가르친 부처님은 스승의 자리를 떠나 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 버리고 뭉개진 불상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힌두 여신의 모습을 한 보살들이 풍만한 가슴을 드러내고 앉아 있었습니다.
힌두란 말은 커다란 강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인더스강이라는 말이 되겠지요. 인더스강 가에서 인더스 문명과 함께 시작된 토착 종교가 힌두교라는 것이지요. 힌두교는 가장 오래 된 종교이면서 유일신도 교조도 없고, 조직도 없습니다. 그러면서 세상의 모든 종교의 형태가 비빕밥처럼 섞여 있습니다. 한 때 불교가 대세었던 때에도 부처를 힌두교 신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불교에게 그 자리를 조금 내어주었을 뿐이었습니다. 7세기에 이르자 힌두교는 불교에게 내어주었던 자리를 다시 찾게 됩니다. 그 후, 200여 년에 걸쳐 엘로라의 13번부터 29번까지의 석굴에 다시 힌두의 신들의 모습이 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도에서 불교가 사라진 이유를 이스람의 침입으로 꼽지만 로마의 박해를 이겨낸 기독교처럼 탄압에 의해 사라진 종교는 없습니다.
인도에서 불교가 사라진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명상과 철학의 종교가 제물과 노래와 춤을 바치는 예배 중심으로 바뀌고 그 예배를 통해서 복을 받겠다는 기복 신앙으로 바뀐 탓에 불교가 사라집니다. 불교가 사라졌다기 보다는 힌두 불교로 변한 것이라고 봐야겠지요. 우리나라 절의 산신각, 칠성각, 갓바위 등도 모두 힌두 불교의 영향이지요. 7세기에 현장법사가 인도에 갔을 때도 이미 힌두 불교가 번창하기 시작했으니까요. 부귀영화를 버리고 출가하여 해탈의 경지에 이른 분이 바로 싯달타 왕자인데 사람들은 싯달타에게 절하며 싯달타가 버렸던 부귀영화를 기원하다니... 오늘날의 다른 종교 역시 돈 밝히는 순서대로 사라지게 되지 않겠어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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