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잔타 석굴을 나서서 부지런히 엘로라 석굴을 향해 달렸습니다. 거리는 120km 떨어진 곳이지만 3시간 남짓 걸린다고 했습니다. 해발 600m에 있는 데칸고원의 마을들은 제법 풍요로웠습니다. 목화와 밀이 잘 자라는 덕분인지 도시에서 보았던 빈민촌이 아니었습니다.
달리는 버스에서 차창 밖으로 카메라를 내밀고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농가 한 채가 나타나기에 셔터를 마구마구 눌렀습니다. 울타리가 없어도 도둑 걱정 없는 평화로운 마을. 마당에 젖소가 어슬렁 거리는 것을 보니 제법 부자집인 것 같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 것을 보니 형편이 피면 2층에도 집을 지을 계획인 모양입니다. 옥상에 난간을 만들어 놓은 건 할아버지의 지혜가 아닐까 모르겠네요. 엄마, 아빠가 어딘가 다녀오는 모양인데 큰 언니가 막내 동생을 안고, 할머니가 큰 아이를 안고 나왔습니다. 큰 언니 나이로 보아 동생을 넷은 두었을 것 같으니 적어도 9명의 대가족. 데칸고원의 단란한 가정의 모습은 대개 이런 정도로 상상이 되었습니다. 꿈보다 해몽이 그럴 듯 하죠?
셔터를 누르는 사이 오토바이 가족이 달려와 더욱 재미있는 사진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아내와 아이 둘을 싣고 달리는 아빠의 표정 보이세요? 행복이 뭐 별건가요?
데칸고원을 달리며 보이는 풍경에 언뜻 머리를 스치는 생각. '어딜 가도 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거기가 거기야!' '어쩌면 사람들이 하는 짓 또한 거기가 거기일까?' 인도의 아잔타 석굴이나 엘로라 석굴이나 신라의 석굴암이나....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