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으면...
 ↑ 황정산(959m) - 황제의 정원답게 바위와 소나무가 사람의 솜씨와는 사뭇 달랐다.
험한 바위를 기어오를 때면 아내가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내 다리가 1cm만 길었어도... ㅋㅋ 그런 숏다리로 정말 잘도 따라다닙니다. 둘이서 구름의 신발을 신고 느릿느릿 산중을 걸어다니다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느릿느릿 쓰겠다던 아침편지도 보름 동안 못 나갔네요.
친구들이 묻습니다. 산에서 길 잃을까봐 겁나지 않아? 응... 길을 잃으면 헤매면 돼. 그래? 그거 정말 명언인데...
지난 주 단양 황정산에서 내려오다 또 길을 잃었습니다. 계곡과 너덜지대를 헤매며 산 아랫자락에 닿아 스님 한 분을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아, 저 위 원통사에 계신 스님? 네. 그런데 어떻게 그쪽에서 내려오세요? 길을 잃고 헤맸지요. 단양 군청에 안내판 좀 세우라고 해야겠어요.
차를 산 반대쪽에 세워 두어서 거기까지 갈 일이 걱정이라고 했더니 스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휴대폰을 꺼내더니 택시를 불러주었습니다.
사봉의 어록에 명언을 하나 더 추가했습니다. 길을 잃으면 헤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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