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셈
 ↑ 산수국 - 헛꽃의 속셈은 진짜꽃을 위해 벌 나비을 유혹하는 것이다.
점심 특선을 하는 한식집의 시끌벅적한 분위기 아시죠? 딴에는 조용조용 얘기한다지만 옆자리 아줌마들의 대화가 또렷이 들려왔습니다. 결혼식에 와 주어 고맙다고 친구들에게 점심을 내는 자리 같았습니다.
시집간 딸네미 잘 살지? 고생이지 뭐. 신혼인데 뭐가 고생이겠어. 원룸에 사는 게 좀 그래. 그것도 월세로... 젊을 때 그렇게 사는 게 좋아. 전세 준 작은 아파트 하나 있잖아. 거기 와서 살래도 싫대잖아.
첫 번째 친구가 비아냥거렸습니다. 애들이 어려서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는구만. 살아보라구 그래. 돈 모아 집 장만하기가 얼마나 힘든가. 그래 그래. 아직 세상 물정을 몰라서 그렇지. 곧 후회할 걸...
두 번째 친구가 말을 잇습니다. 젊은 사람이 생각이 됐다. 싹수가 있네. 사위 잘 봤다, 얘!
다시 친구가 말을 잇습니다. 그런게 아니야. 원룸에 사는 속셈이 있더라구. 무슨 속셈으로 원룸에 살아? 광주 있는 시동생이 내년에 대학 들어간대잖아. 서울로 온대. 그래서? 빈 방이 있으면서 시동생을 거절할 수 없을 거라는 거야. 그런 속셈이 있었구나. 젊은 애들이 뺨친다구... 듣고 보니 그렇네. 우린 속셈학원에라도 다녀야 애들 따라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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