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셈

by sabong posted Jan 01,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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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셈

↑ 산수국 - 헛꽃의 속셈은 진짜꽃을 위해 벌 나비을 유혹하는 것이다.

점심 특선을 하는 한식집의 시끌벅적한 분위기 아시죠?
딴에는 조용조용 얘기한다지만
옆자리 아줌마들의 대화가 또렷이 들려왔습니다.
결혼식에 와 주어 고맙다고 친구들에게 점심을 내는 자리 같았습니다.

시집간 딸네미 잘 살지?
고생이지 뭐.
신혼인데 뭐가 고생이겠어.
원룸에 사는 게 좀 그래. 그것도 월세로...
젊을 때 그렇게 사는 게 좋아.
전세 준 작은 아파트 하나 있잖아. 거기 와서 살래도 싫대잖아.

첫 번째 친구가 비아냥거렸습니다.
애들이 어려서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는구만.
살아보라구 그래. 돈 모아 집 장만하기가 얼마나 힘든가.
그래 그래. 아직 세상 물정을 몰라서 그렇지. 곧 후회할 걸...

두 번째 친구가 말을 잇습니다.
젊은 사람이 생각이 됐다. 싹수가 있네. 사위 잘 봤다, 얘!

다시 친구가 말을 잇습니다.
그런게 아니야. 원룸에 사는 속셈이 있더라구.
무슨 속셈으로 원룸에 살아?
광주 있는 시동생이 내년에 대학 들어간대잖아. 서울로 온대.
그래서?
빈 방이 있으면서 시동생을 거절할 수 없을 거라는 거야.
그런 속셈이 있었구나. 젊은 애들이 뺨친다구...
듣고 보니 그렇네. 우린 속셈학원에라도 다녀야 애들 따라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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