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말해봐!
 ↑ 슈퍼문 -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내 소원 한 가지만 들어주렴.
엊저녁, 창문을 열고 불암산을 내다보다 깜작 놀랐습니다. 불암산 위로 정말 쟁반같이 둥근 달이 떴는데 밝기가 대낮 같았습니다.
소원을 말해보렴!하고 보름달이 말했습니다. 세계 평화...하고 멋적게 대답했습니다. 그런 일은 사람들이 지구에 살기 시작한 이후에 한 번도 없었거든? 그럼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게 해 줘. 세상에 안 아픈 사람은 한 사람도 없거든? 이것 저것 대 빼고 무슨 소원을 말하라는 거야? 잘 생각해 봐! 그럼 너하고 오랫동안 얘기하게 해줘. 그건 들어줄 수 있지. 월도천휴여본질(月到千虧餘本質)이란 말 알아? 달이 천번을 이지러져 보여도 언제나 근본은 변함없다는 뜻이잖아. 그래 그래. 잘 아는구나. 그럼 이태백이 놀던 달이나 사봉이 놀고 있는 달이나 똑같네... 그래 그래.
엊저녁 떠오른 보름달은 보통 보름달보다 큰 달이라 슈퍼문이라지요. 달이 지구에 35만7천 킬로미터까지 가까워졌기 때문이랍니다. 올해 12월 17일에는 40만3천 킬로미터까지 멀어진답니다. 두 달의 크기는 13% 차이가 나고 밝기는 두 배나 차이난다고 하고요.
엊저녁 슈퍼문에게 소원을 빌었습니다. 별도 달도 없는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라도 달과 얘기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해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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