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인가 부처인가?

by sabong posted Jan 01,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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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인가 부처인가

↑ 갓바위 - 돌인가? 부처인가? (팔공산 갓바위)

엊그제, 대구 시내...
36도의 폭염을 피해 팔공산 갓바위를 찾아나섰습니다.
TV를 보면 그 앞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이 항상 북적거리기에
갓바위가 팔공산 자락 나즈막한 곳의 어느 공원에 있는 줄 알았는데
올라가도 올라가도 끝이 없더군요.

땀을 한 바가지쯤 흘리며 제대로 등산을 하고 나니
드디어 해발 850미터 높이에 갓바위가 나타났습니다.
북한산 백운대의 높이가 836미터, 맞죠?
TV에서 보았던 것처럼 널찍한 너럭바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연신 절을 하며 뭔가를 빌고 있었습니다.
그 앞에는 양초 파는 곳과 공양미 파는 곳이 성시를 이루고...

사봉 선생님, 갓 쓴 저 부처님이 석가모니인가요?
아, 석가모니가 아니고 약사여래 부처님입니다.
약사여래는 뭘 하는 부처님인가요?
왼 손에 약병 보이세요?
네 작은 약병이 있네요.
그 약으로 중생의 아픈 곳을 고쳐주시는 부처님이니 소원을 빌어보세요.
아무 소원이나 다 들어주시나요?
그럼요.
아들 딸 대학입시도 붙여준다고 하던데... 정말 그럴까요?
그런 건 안 들어주십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대학가는 거죠.
그럼 무슨 소원을 들어주시는데요?
마음의 소원을 들어주십니다.
마음의 소원이라니요?
쉽게 말하면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안경을 바꿔 준다는 거지요.
그런 건 집에서 기도해도 되잖아요, 선생님!
그러길래 어리석은 중생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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