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by sabong posted Jan 01,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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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 봄까치꽃 - 흙을 뒤집어 쓴 채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피어 있다.


"오늘 저녁이나 같이 할까?"
"할 얘기 있어?"
"아니, 그냥..."
그냥 보고 싶다는 친구가 참 좋습니다.

"셔츠 하나 사왔어."
"오늘 무슨 날인가?"
"아니, 당신 생각이 나서 그냥..."
그냥 제 생각이 났다는 아내가 참 좋습니다.

어느새 이른 들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들길에 봄까치꽃이 소복하게 피어 났습니다.
갑자기 시인이 된 것처럼 물어 보았습니다.
"웬 일로 이렇게 일찍 피었니?"
"그냥..."
그냥 이른 봄에 피었다는 봄까치꽃이 참 예뻤습니다.

오늘은 저도 누구에겐가 '그냥'이라고
대답해 줘야만 할 차례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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