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봄까치꽃 - 흙을 뒤집어 쓴 채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피어 있다. "오늘 저녁이나 같이 할까?" "할 얘기 있어?" "아니, 그냥..." 그냥 보고 싶다는 친구가 참 좋습니다. "셔츠 하나 사왔어." "오늘 무슨 날인가?" "아니, 당신 생각이 나서 그냥..." 그냥 제 생각이 났다는 아내가 참 좋습니다. 어느새 이른 들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들길에 봄까치꽃이 소복하게 피어 났습니다. 갑자기 시인이 된 것처럼 물어 보았습니다. "웬 일로 이렇게 일찍 피었니?" "그냥..." 그냥 이른 봄에 피었다는 봄까치꽃이 참 예뻤습니다. 오늘은 저도 누구에겐가 '그냥'이라고 대답해 줘야만 할 차례가 된 것 같습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