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안 치우기
↑ 눈 안치우기 - 눈 치우면 뭘하나? 돈이 생기나 떡이 생기나...
어떤 모임이든 지각대장이 있게 마련입니다.
지각대장에게는 언제나 어쩔 수 없는 핑계가 있습니다.
때로는 지각대장을 겨냥하여 벌금을 물리기로 정합니다.
그렇다고 지각이 줄어들기는커녕 아예 대놓고 지각을 하더군요.
벌금이 미안함을 상쇄시켜 떳떳하게 지각을 하는 일은 허다합니다.
예전에 반상회를 자주 할 때가 있었습니다.
먹고 살기도 바쁜데 매주 반상회에 나가기가 어디 쉬웠던가요?
어쨋든 불참하는 가정에게 벌금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미안해하면서 불참하던 가정들이 떳떳하게 빠지기 시작하더군요.
어제 아침에는 폭설 탓에 출근 대란이 예상된다고 난리법석이었는데
낮이 되니 누가 눈을 치웠는지 큰 길에서는 별로 눈을 밟고 다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주택가에는 눈이 그대로 쌓여있어 눈썰매장 같았습니다.
눈 치우는 일은 중노동에 속하는지라 솔선해서 나서기 힘들지요.
눈 치우는 사람은 주로 돈벌이와 관련되는 사람들 뿐입니다.
결국 눈치우는 일도 시장 원리가 적용될 수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그 하나는 돈을 받고 눈치우는 사람이고,
또 하나는 돈 벌려고 자기 가게 앞의 눈을 치우는 사람입니다.
자기 집 앞에 눈을 안 치우면 벌금을 물리겠다고 합니다.
떳떳하게 지각하고, 떳떳하게 반상회에 빠지듯
양심에 찔리지 않고 눈 안 치울 수 있게 될 날이 올 것 같아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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