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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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산 - "우린 지금 어디 쯤 가고 있는 것일까?" (수락산 하강바위)

어젠 친구와 둘이서 수락산을 다녀왔습니다.
인적을 찾아볼 수 없는 들머리에는 비까지 내리고 있어
고요라기보다 적막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중턱을 지나자 비가 눈으로 바뀐 것은 물론
엊그제 내린 눈까지 하얗게 쌓여 있어 히말라야가 따로 없었습니다.
친구는 연신 눈 쌓인 수락산이 이렇게 멋진 산인 줄 몰랐다고 감탄을 했습니다.

철모바위에 이르러 잠시 간식을 할 요령으로 배낭을 내리자
깔딱고개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께 올라온 남자가 말을 섞었습니다.
"오늘은 우리 셋이 수락산을 전세 냈네요."
"네. 참 좋네요."
"제게 3인분 식사가 있는데 함께 하시죠."
"아니, 저희는 그냥 커피 한 잔 하고 내려가려고 하는데..."
"삼인분 점심을 갖고 왔는데 함께 오기로 한 친구 둘이 못 왔어요."
"그럼, 신세를 좀 져 볼까요?"
"신세는요. 청국장 좋아하세요? 오늘 메뉴가 청국장 찌개거든요."

비교적 험하지 않은 당고개역쪽으로 하산길을 잡긴 했으나
눈이 내리는 산길은 동서남북을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나들이 앱'을 작동시켰습니다.
'나들이 앱'은 내가 걸어가고 있는 위치 뿐만 아니라
내가 있는 곳의 고도까지 표시해주는 산길의 멋진 길잡이입니다.

수락산의 겨울 정취가 아직도 가슴을 뛰게 하는 새벽...
'사봉의 아침편지'가 많은 사람들의 삶의 위치와 고도를 표시해 주는
'나들이 앱'이 되기를 바라며 컴퓨터와 마주 앉아 행복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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