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하지 않아요

by sabong posted Jan 01,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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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하지 않아요

↑ 침묵 - 모든 땅이 평등하면 산도 강도 없겠지? (무등산 입석대)

얘, 뭐 하나 물어보자.
네. 그러세요. 어머니.
착하게 살면서 열심히 일하고 가난한 사람도 많이 도와주고
교회도 잘 나가고 하나님께 기도도 잘 하는 사람보다
성질 못 됐고 사기치고 저만 아는 사람이 더 잘 되는 건 무슨 이유냐?
갑자기 왜 그게 궁금해 지셨어요?
응. 내가 뭐 하나 잘못 산 것이 없는데 자꾸 아프니까 화가 나서 그래.
세상이 공평하지 않잖아.
그게....
얼른 대답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어머니, 인생은 태어날 때부터 원래 공평한게 아니잖아요?
그런가? 그러고 보니 다섯 손가락이 똑 같으면 큰 일이지.
세상이 공평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화가 나는데
원래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화날 일이 없어져요.
화 내 봐야 나만 손해라는 얘기지?
네. 그렇지만 누구나 한 걸음 내딛으면 한 발자국 가잖아요.

속이 아프다며 빨리 죽어야 할텐데를 뇌이던 어머님이
한 시간이나 미끄러운 길을 걸어 마트에 다녀오셨습니다.
동의보감에서 배 아픈데 무즙이 좋다는 걸 읽고 무 두 개를 사오셨습니다.
무 두 개를 다 갈아 잡수시고 배 아픈 것이 나으셨답니다.

당신의 속병을 못 고친다고 의사들을 마구 나무라시던 어머니가
당신의 속병을 무 두 개로 고쳤다고 신이 나셨습니다.
마음의 병을 어찌 내과 의사가 알았겠습니까?
저도 신나서 동생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모처럼 가족들이 모두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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