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고나 잔소리나
 ↑ 감나무 - 감씨를 심으면 감나무가 아니라 접붙이기 이전 원래의 나무인 고염나무가 된다.
함께 여행을 하면 그의 삶이 들여다보입니다. 그래서 여행은 삶의 축소판 혹은 쇼케이스라고 합니다.
얼마 전 금슬 좋은 친구 부부와 함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새벽같이 떠난 여행인지라 친구의 아내가 차에서 졸았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부드럽게 충고를 날렸습니다. 단풍 여행을 왔는데 잠만 자면 어떻게 해. 저 단풍 산 좀 감상해 봐... 남편의 충고가 틀린 말이 아닌데도 아내는 시무룩했습니다.
휴게소에서 커피를 마신 후 다시 출발하려는데 아내가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하자 남편은 또 충고를 날렸습니다. 진작 다녀오지 그랬어. 출발하려는데... 그렇지 않아도 기다리게 해서 미안한 얼굴을 했던 아내는 화장실을 다녀온 후에도 별로 편안한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제가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이 충고라더라. 잔소리 좀 그만 해라. 친구의 아내가 잽싸게 제 말을 받았습니다. 맞아요. 제가 충고했다가 친구 하나 잃었어요. 그래요? 학교 다닐 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자기 단점에 대해 충고를 해 달라잖아요. 그래서요? 너는 말이 너무 많아서 애들이 너하고 얘기하길 싫어한다고 해 줬지요. 그리고 대화는 말을 하는 것보다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어요. 충고를 듣고 고쳤나요? 웬 걸요. 지가 무슨 말이 많으냐고 언성을 높이며 화를 내더군요. 담부터 만날 때마다 서먹서먹하다가 결국 안 만나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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