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물에서 놀아라

큰물에서 놀아라!

↑ 동해 - 세상에는 이보다 더 큰물이 수없이 많이 있다...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강원도 속초) 

그 때는 외국인 바이어들이 묵을 만한 호텔이 겨우 조선호텔 하나뿐이었습니다.
그것도 지금의 조선호텔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호텔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대리석으로 장식한 으리으리한 호텔 로비에서
바이어들을 만날 때마다 얼마나 쪼그라들었는지 모릅니다.

1976년 처음 미국 출장을 갔을 때 느낌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조선호텔이 세상에서 제일 크고 좋은 호텔인 줄 알았던 제게 당연한 충격이지요.
이민 가방만한 샘플 가방을 두 개씩 끌고 하루 종일
맨하탄의 바이어 사무실을 찾아다니면서 서러웠했습니다. 
세상에 어떻게 이토록 잘 사는 나라가 있단 말인가!
나는 왜 하필이면 지지리도 못 사는 나라에 태어났을까?

미국 출장에서 돌아온 제가 다시 조선호텔을 찾았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호텔 로비가 어찌 그리 좁고 누추해 보이던지....

지금도 미국 땅을 밟을 때마다 그 옛날 첫 출장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새록새록 대한민국에 태어난 행복을 되씹어 봅니다.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어릴 때 다녔던 초등학교 운동장에 가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태평양 같았던 운동장이 손바닥만하게 줄어 든 모습을 보셨죠?
수능 성적표가 우주인 줄 아는 아이들에게 얘기해 주고 싶습니다.
큰물에서 놀아라!
큰물에서 놀다보면 성적표가 손바닥만해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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