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토끼풀
↑ 행복한 토끼풀 - 꽃은 행복 토끼풀, 잎은 행복 클로버...
토끼 한 쌍을 얻어다 기르기 시작했을 때는
학교에서 돌아와 삽짝문을 들어서면 바로 토끼장으로 가서
토끼의 빨간 눈과 눈맞춤을 하는 것이 커다란 즐거움이었습니다.
대청 마루에 가방을 던져놓고는 바로 토끼풀을 뜯으러 갔죠.
엄마, 이거 내 토끼야. 그렇지?
그럼. 네가 기르겠다고 네가 얻어 온 것이니 네 토끼 맞지.
엄마의 말이 무슨 말인지 알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 토끼가 한 달도 안돼 새끼를 네 마리나 낳았습니다.
어찌나 번식이 빠른지 일 년 후에는
매일 토끼풀을 한 자루씩 뜯어다 주어야 했습니다.
그때서야 그게 모두 내 토끼라는 엄마의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내게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아야 할 시간을 모두 뺏어간
토끼도 토끼풀도 모두 꼴보기 싫었습니다.
어느새 아파트 화단에 토끼풀이 여기 저기 꽃을 피웠습니다.
꽃 두 송이와 이파리 두 개를 따다가 야생화 수반에 꽂았습니다.
꼴보기 싫었던 토끼풀의 이파리가 클로버가 되어 눈에 들어왔습니다.
천덕꾸러기 토끼풀이 행복한 클로버가 되어 있었습니다.
네 잎 클로버는 '행운의 클로버'
세 잎 클로버는 '행복의 클로버'라고 하잖아요.
혹시 행운의 네 잎 클로버를 찾겠다고
행복의 세 잎 클로버를 밟고 서 있는 것은 아닌지
오늘 하루 발 아래를 잘 살펴보고 다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