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친구
↑ 동백 - 나비가 없는 겨울에도 외롭지 않다. (여수 향일암)
세한삼우(歲寒三友)라 하여
소나무, 대나무 그리고 매화나무를 겨울 친구라 하나
소나무와 대나무는 꽃이 없고, 매화는 봄이 되어야 꽃을 피웁니다.
매화보다 먼저 꽃을 피우는 겨울 친구가 있어
세한지우(歲寒之友)라 하니 이는 바로 동백을 일컫는 말입니다.
동백은 벌도 나비도 없는 겨울에 붉디 붉은 꽃을 피웁니다.
동백꽃에게는 꿀을 좋아하는 절친 동박새가 있어 행복합니다.
동박새가 있어 동백이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인지
동백이 있어 동박새가 살아갈 수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남해를 배경으로 무리지어 피어난 향일암의 동백꽃을 바라보며
어려운 시절 벗해 주었던 겨울 친구들 생각에 행복했습니다.
반짝이는 이파리 사이에 수줍게 피어난 동백꽃 속에는
동백아가씨의 애절한 기다림도 있었고,
꽃잎 하나 흐트리지 않고 곱게 떨어져 내린 동백꽃 속에는
막걸리집 여인의 목쉰 육자배기도 들어 있었습니다.
<선운사 동구>
선운사 고랑(골짜기)으로
선운사 동백꽃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했고
막걸리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되어 남았습니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니다.
(미당 서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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