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그리고 ...

by sabong posted Jan 01,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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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그리고...

↑ 불야성 - 희로애락이 뒤얽혀 강물처럼 흐르고 있었다. (서울 명동)

운동을 계속하면 나이가 들어도 다리의 근육량을 유지할 수 있답니다.
다리의 근육량과 노후복지가 비례한다는 사실을 아시는지요?
그렇다면  뇌 역시 운동을 계속하면 젊음을 유지할 수 있지 않겠어요?

며칠 전 이순재님이 주연을 맡은 연극 돈키호테를 보러 명동에 갔습니다.
1935년에 태어났으니 올해 일흔여덟 살...
2시간 반을 공연하는 동안  돈키호테는 창을 들고 종횡무진 무대를 누볐습니다.
그리고 쉴 새 없이 돈키호테의 대사를 읊어댔습니다.
이순재님의 다리 근육과 뇌 근육이 어떨지 짐작이 가시죠?

뇌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명동 백작, 박인환님의 '목마와 숙녀'를 읊어보았습니다.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여인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아직 저의 뇌 근육이 젊은 채로 남아 있어 즐거운 밤이었습니다.
오늘은 아무래도 박인환님이 마지막으로 대포집 '은성'에서 썼다는 시,
'세월이 가면'을 입속에서 흥얼거릴 것 같네요.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박인희씨의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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