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날 아침
↑ 까치 - '올해는 까치설을 물러 안 가니?' (종마공원)
시인은 인가(人家)의 앞마당을 뒤지는 배고픈 까치를 싫어했습니다.
얼어붙은 지상에는
그 어디에도 낱알 한 톨 보이지 않지만
그대(까마귀) 차라리 눈발을 뒤지다 굶어죽을 지언정
결코 까치처럼
인가의 앞마당을 넘보진 않는다.
검을 테면
철저하게 검어라. 단 한 개의 깃털도
남기지 말고.....
... 중략 ...
나는
빈가지 끝에 홀로 앉아
말없이
먼 지평선을 응시하는 한 마리
검은 까마귀가 되리라.
(오세영 '자화상' 중에서)
쫄깃한 새알이 들어있는 팥죽이 그리운 동짓날입니다.
까치밥마저 떨어져 버린 감나무 가지 위에서
시인마저 내쳐 버린 겨울 까치가
까치설을 물고 올까 망설이는 동짓날 아침...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