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봉의 아침편지
빛과 그림자
↑ 빛 - 빛이 있기 전에 진리가 있었다? (천리포 수목원)
오래 전, 3D 촬영장치를 개발하여 스튜디오에서 제품 사진을 찍을 때였습니다.
촬영기사가 결근을 한 날 급하게 남자 구두 촬영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의뢰인은 강하고 질긴 남자 구두의 특징을 살려달라고 주문을 했습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만 믿고 제가 직접 촬영에 들어갔습니다.
굵은 실로 박음질한 부분을 클로즈업하여 자신있게 사진을 찍었습니다.
서당개가 풍월을 읊는다는 것은 역시 말뿐이었습니다.
생각대로 선명한 사진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조명을 있는대로 다 켜서 태양빛보다 더 밝게 만들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박음질 부분이 선명하게 나오기는커녕 검정색 구두가 흰색으로 바래버렸습니다.
빛이 혼자서 사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빛과 그림자가 함께 사진을 만든다는 진리를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사진은 빛을 찍는 일이 아니라 그림자를 찍는 일이지요.
이제는 부제가 없으면 주제를 살릴 수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배경에 따라 전경이 달라진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제법 갈대를 찍을 줄도 아는 포토그래퍼가 되었습니다.
엊저녁 영화 '도가니'를 보았습니다.
영화가 만들어낸 짙은 그림자가 세상을 더 밝게 만들기를 바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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