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를 유도하는 질문

사봉의 아침편지
'네'를 유도하는 질문


↑ 버브 비빔밥 - 꽃을 먹는 것이 좀... 그래도 색다른 경험이 즐거웠다.

인간의 뇌는 복잡한 것을 안겨주면 질색을 합니다.
희수야! 식탁 좀 닦아줄래?
나 바빠. 안돼!
단문으로 된 명령 혹은 질문에는 이렇게 '아니'라는 대답이 간단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좀 복잡한 질문을 해보세요.
희수야, 식탁 닦고 나서, 행주 좀 빨아 줄래?
뇌는 '네', '아니요'의 두 가지 대답이 아니라
매우 복잡한 4가지 경우의 과정을 거쳐 대답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1. 식탁을 닦고, 행주를 빤다.
2. 식탁을 닦지만, 행주는 빨지 않는다.
3. 식탁은 닦지 않고, 행주만 빤다.
4. 식탁도 닦지 않고, 행주도 빨지 않는다.
3번의 경우 식탁을 닦지 않고 행주만 빤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미 식탁을 닦았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식탁을 안 닦으면 행주를 빨 필요조차 없어지는 것이니까요.
2번의 경우 식탁까지 닦았는데 까짓 행주를 안 빤다는 것도 부자연스럽죠.
결국 4개의 경우 중 3개는 '네'를 의미하고
1개만 분명하게 '아니요'를 의미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경우 식탁을 닦고, 행주를 빨아놓게 되지요.

아이들에게 뭔가 요청을 할 때 거부하기 여렵게 하려면
복합적인 질문을 해보십시오.
남편 집안 일 시킬 때도 가능할까요?
한 번 시도해보심이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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