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잔 속의 봄
↑ 매화 - 낙화인들 꽃이 아니랴...
어머니는 빨리 봄을 맞이하고 싶어 도배를 하셨습니다.
새로 도배를 하고 난 어머니의 얼굴엔 봄기운이 넘쳐 흘렀습니다.
종일 도배 일의 조수 노릇을 하면서 낮에는 자장면과 탕수육을 얻어먹고
저녁에는 어머니께서 주시는 수고비까지 챙겨왔습니다.
아내는 꽃샘 바람 속에 떨어진 매화를 보았습니다.
고이 모셔다가 맑은 유리잔에 담가놓았습니다.
매화 따라 들어온 봄이 방안에 가득했습니다.
입춘이 되면 봄인가, 경칩이 되면 봄인가, 우수가 되면 봄인가?
그러다가 곡우도 채 지나기 전, 여름으로 훌쩍 건너뛰어버리는
계절의 뒤통수를 보며 봄이 짧다고 한탄할 건가?
어머니는 오늘 도배를 하시고 나서 봄이 온 줄 아셨습니다.
아내는 매화 한 꼭지로 봄을 불러드린 줄 알았습니다.
나는 뷰파인더에 비친 유리잔 속의 매화를 보며 깨달았습니다.
입춘이 되기 전부터 봄이 와 있었다는 사실을...
봄은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것이라는 사실을...
오늘 아침에는 유리잔 속의 봄을 마음껏 나눠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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