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주목처럼

by sabong posted Jan 01,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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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주목처럼

지나간


↑ 태백산 주목 - 눈 감고 천년... 입 닫고 천년...


덕유산의 눈을 밟고 온 후, 태백산의 눈이 그리워 새벽길을 재촉했습니다.
해가 중천인지라 상고대는 모두 녹아내리고 나목에겐 시린 겨울날이었지만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가 내내 귓전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의 발길이 지나간 탓인지
산길마다 쌓여 있는 눈은 여전히 백설기 같은 흰눈 그대로였습니다.

태백산 장군봉엔 천년을 눈 감고 살아온 주목이
또 다시 천년을 입 닫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눈 감고 살아온 세월 천년, 입 닫고 살아온 세월 천년,
긴긴 세월, 주목은 아무런 감정을 말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어떤 사람은 주목이 추울 것이라고 말합니다.
어떤 사람은 주목이 추위를 모를 것이라고 말합니다.
어떤 사람은 주목이 불쌍하다고 말합니다.
어떤 사람은 주목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주목 흉내를 내어 눈을 감으니 세상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주목 흉내를 내어 입을 닫으니 평화가 내 안에 있습니다.
태백산민박촌, 도란도란 주목 얘기가 겨울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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