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수 그늘 꿈꾸며 편히 잠드소서
김무일
우거진 정글, 뜨거운 사막
멀리 안남(安南)산맥에 드리운 짙은 그림자
푸르른 남지나해에서 발진되는
공중 폭격과 함포 사격
지축을 뒤흔드는 작열음과
고막을 찢어대는 곡사포 소리
어렴풋이 먼동이 틀 무렵
공격 대기선에 낮은 자세로 포복하여
부릅 뜬 눈초리로 전방을 노려본다
1분대는 좌일선, 2분대는 우일선
3분대는 소대본부를 엄호하라!
항공 폭격이 끝날 무렵, 공격이 시작된다
빗발치는 탄막을 뚫고
돌격 앞으로! 돌격 앞으로!
부하의 위험을 온몸으로 막아
분연히 산화한 그대 푸르렀던 청춘들
그대들이 보여준 참된 용기와
값진 희생에, 오늘의 옛 전우와
조국의 번영이 여기에 있다!
Gaiger호와 Upshore호에 젊음을 싣고
부산항을 떠나, 일곱 밤 여덟 낮 동안 항해
Da-nang항과 Qui-nhon항에 상륙
자유의 십자군-주월 한국군의 위용을
세계 만방에 떨친지 어언 40년!
맹호는 Qui-nhon과 Tuy-Hoa전선에서
청룡은 Chul-lai와 Hoi-an과 짜빈동전투에서
白馬는 Nhin-hoa와 Cam-rhan전선에서
그리고 십자성과 비둘기, 백구와 은마는
후방을 지원하던 격동에 세월들!
그 숱한 세월들이 흐르는 강물처럼 무심히 흘러
그대들과의 못다한 추억이 서린, 이 양지바른 언덕에서
어깨를 나란히 사선을 넘던 옛 전우들끼리 이곳에 둘러앉아
오늘도 그대들의 옛 모습을 그리며 명복을 빌어 올리오리다
천국에서 다시 만날 그날까지 부디 편히 잠드소서
* 광복 제 60주년, 제 50회 현충일, 파월 제 40주년! 그리고 Viet-nam종전 제 30주년에
즈음하여 동작동 국군묘지 파월 전물장교 묘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