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소크라테스 성공학]음양오행설과 진지한 삶
우리는 음행오행설에 대한 많은 말을 들었지만 정작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선불교에서 말하는 불립문자(不立文字. 문자를 세우지 않는다)와 같이 음양이란 세상의 복잡한 언어 가운데 설명하기 어려운 것인가 보다.
백과사전에서 말하는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은 “우주나 인간의 모든 현상을 음·양 두 원리의 소장(消長)으로 설명하는 음양설과, 이 영향을 받아 만물의 생성소멸(生成消滅)을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의 변전(變轉)으로 설명하는 오행설을 함께 묶어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 한다.
음양설은 우주나 인간의 모든 현상이 음(陰)과 양(陽)이 확장하고 소멸함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며 오행설은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다섯 가지가 음양의 원리에 따라 행함으로써 우주의 만물이 생성하고 소멸하게 된다는 뜻이다.
음양은 사물(事物)의 현상을 표현하는 하나의 기호(記號)로 모든 사물을 포괄·귀속시키며 하나의 본질(本質)을 양면으로 관찰하여 상대적인 특징을 표현하는 것이다. 오행은 우주만물을 형성하는 원기(元氣), 곧 목·화·토·금·수를 이르는 말로서 오행의 상생(相生)·상극(相剋)의 관계를 가지고 사물간의 상호관계 및 그 생성(生成)의 변화를 해석하기 위해 방법론적 수단으로 응용되는 것이다. 음양은 남녀가 서로 마주보고 있으면서 동서남북 방향으로 스텝을 옮겨 가는 것이 오행이라고 할 수 있다.
음양오행설은 우리나라, 중국 등 한자문화권 지역의 의학과 교류되면서 연구·전승·발전된 동양철학의 근거로 모든 생명현상을 동적(動的)으로 관찰함으로써 내적 생명력을 근본적으로 배양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인체를 소우주(小宇宙)로 보는 한의학의 기초이론도 되었다.
물론 음양오행설에 대한 비판론도 많다.
옛날 과학 수준이 낮았던 중국의 연나라. 제나라의 방사들에 의해 시작되어 유황과 동중서에 의해 이어지고 전한 시대에 이르러 크게 발전한 것으로 지금의 시대와는 너무도 동 떨어진 시대적 배경으로 펑우란(중국 철학 사가)는 “오행설 속에는 수만은 비과학적 인식들로 채워져 많은 허구로서 사실을 대처하고 또 많은 상상으로서 진실이 결핍된 부분을 대체하고 있다. 따라서 음행오행설은 역사적으로 많은 해악을 끼쳐 풍수지리나 미신을 조장하고 논리적 분석과 사변의 발전을 억제하였으며 보수적이고 숙명적인 태도를 양산하였다”
또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확립된 논리학의 근본 규칙인 동일률(同一律, principle of identity), 모순율 (矛盾律, principle of contradiction), 배중률(排中律, principle of excluded middle) 원리에도 어긋난다.
동일률이란 차이성(差異性)과 대응되는 개념으로 A는 다른 상황 하에서도 항상 동일하다는 것으로 A=A로 표시된다. 여하한 개념도 일련의 사고과정에서는 엄밀한 의미로 동의(同義)일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모순율은 A를 하나의 명제로 할 때 “A는 A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A의 내용이 무엇이건 간에 그 말은 항상 옳지 않고 ‘ A는 A가 아닌 것과 같지 않다’ 라는 명제가 진리의 하나로 “모순이 있는 것을 주장해서는 안 된다”라는 금칙(禁則)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배중률은 “A는 B도 아니고, 또한 B가 아닌 것도 아니라는 것은 없다.” 것에 위배한다. 원리로 하나가 참이면 다른 하나는 거짓이며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중간적 제 3자는 인정되지 않는 논리 법칙과 음행오행설은 어긋나 있다.
따라서 아무리 진실 된 뜻일지라도 신비에 가려 미신과 야합하게 되면 허무맹랑한 것에 불과하기에 이미 우리 몸속에 자리 잡고 있는 음행오행설의 원리와 교훈을 찾아보고자 한다.
음양의 탄생은 이미 성경 창세기 1장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하나님이 가라사대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었고, 보시기에 좋아 빛과 어두움을 나누사 빛을 낮이라 칭하시고 어두움을 밤이라 칭하시니라”
음양은 다음 세 가지 원리를 가지고 있다.
첫째, 음양은 상대성원리이다.
음양이란 하나 속에 들어있는 둘로 짝이 있어야지 혼자서는 존립할 수 없다. 하늘이 있으면 땅이 있고, 낮이 있으면 밤이 있고, 남편이 있으면 아내가 있고, 스승이 있으면 제자가 있듯이 우주의 삼라만상은 음양이란 상대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상대방에게 군림하거나 무시하지 말고 항상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지혜를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다. 사물에 관한 대립이나 이견이 있을 때 상대편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죠셉 프리스틀리(Joseph Priestley, 1733.3.13.~1804.2.6)는 영국 출신의 화학자로 1774년 산소를 처음 발견하였다. 밀폐된 용기 안에 촛불을 넣어두면 촛불이 다 타서 꺼져버리지만 만약 박하나무가지를 그 용기 안에 넣어주면 촛불이 계속해서 타오른다는 사실이다. 촛불이 타면서 고갈되는 공기를 박하가지가 회복시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세계 최저 출산율과 높은 자살률은 멀지 않아 국가적 인구 재앙을 가져올 것이다. 가정은 삶의 바탕이자 행복의 원천으로서 종족을 번식하고 문화와 사회를 전수하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이다. 지금의 저 출산은 2,500년이 되면 우리 민족 소멸이 되기에 인구 정책 수립에 음양오행설을 참고 했으면 한다.
둘째, 음양은 일원성 원리로 딱딱함과 부드러움이 하나이다.
사람의 본성을 볼 때 부드러운 여자의 이면에는 강함이 있고, 겉으로 강한 남자의 마음에는 한 없이 약한 것이 있어 음과 양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뜨거운 여름날에 삼계탕을 먹고 추운 겨울에 냉면을 먹는 자연의 이치와 동일하다.
선가(禪家)의 만법귀일(萬法歸一)은 ‘만 가지 법이 하나로 귀결된다.’ 올바로 된 하나만 잡으면 모든 것들이 다 해결되는 것이다. 미래 삶의 기준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지금까지 패스트푸드가 각광을 받았다면 이제는 슬로우푸드 시대가 되어야 한다. 느림의 미학을 이해하고 잘 죽는 웰다잉이 버킷 리스트가 되었으면 한다. 켄 블랜차드와 월리 암스트롱이 공저한 ‘멀리건 이야기’에서 “골프를 치면서 오로지 이기는 것과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보는지에만 신경 쓴다면, 골프를 치는 진짜 목적들을 놓치게 된다. 즐거움을 얻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며, 주변경치의 아름다움을 즐겨야 한다.”
셋째, 음양은 역동성 원리로 손님과 주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낮에는 태양이 밤에는 달이 주인이 되는 것처럼 마음과 몸과 정신이 하나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음양을 쉽게 설명하는 우화가운데 장자의 내편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나라의 남쪽의 왕과 북해의 왕이 중앙의 나라 혼돈의 왕을 방문하였다. 융숭한 대접에 감사하여 그에 대한 답례를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마침 혼돈의 왕이 보통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7개 구멍(북두칠성)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잘 됐다고 생각하여 일주일동안 매일 한 개씩 7개 구멍을 만들어 주기로 했다. 마지막 날 구멍을 만들어 줄 때 그만 혼돈의 왕은 놀라서 죽어 버렸다. 이때부터 음과 양만 존재하게 되었다. 세상 모든 원리는 현재의 가진 것을 인정하고 만족해야 하는 것이다.
아프리카 속담 중에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라. 그러나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지금 우리 시대를 향한 음양오행설이 가르쳐 주는 절실한 교훈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부자와 빈자, 일하는 자와 실업자, 고령자와 어린이 모두 고통을 나눠가지고 함께 앞으로 나간다면 음양이 깨어져 나온 병적인 현상들이 모두 사라지는 기적을 체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