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의 시나리오 플래닝
남아공에서 들려온 승전보는 쌓였던 시름과 걱정을 잊게 한다. 현대인들은 불확실과 무질서, 혼돈이 가득해 예측조차 하기 힘든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세계 각국의 작은 기침 소리에도 독감이 된다.
자식과 마누라를 빼고 바꿔라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강렬한 메시지를 통해 평범하게 산다는 자체도 그리 녹록치 않음을 예견하게 된다.
우리는 하루도 빠짐없이 해야 하는 의사결정과 복잡한 인간관계의 경쟁 구도 속에서 어떻게, 무엇을, 왜 살아야 하는 것을 찾는 것이 시대의 화두이다.
베이비부머 의 한 사람으로서 어느 정도 먹고 살 만하는 순간 은퇴라는 걸림돌을 만나게 되었다. 누구나 한 번은 겪게 되는 것이겠지만 고장난 냉장고 신세가 되어 버렸다. 하루속히 고치지 않으면 냉장고 안의 음식이 썩을 것이고 그 다음의 수순은 뻔하지 않은가?
비록 준비를 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은퇴자들은 당황과 소외감으로 흘리지 말아야 할 눈물을 쏟을 것이다. 자신의 무능력을 탓하고 핑계를 찾을 만큼 한가롭지 못한 채 초조감으로 내 몰리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당장에 다가온 경제적 어려움은 재취업이나 창업 전략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여유를 갖고 새로운 전문지식을 습득하는 투자의 기간으로 삼았으면 한다.
당분간 독서와 명상 그리고 상처난 마음을 치료 하는 경영 수업이 필요하다. 합리적인 전략은 불확실성한 상황에서 힘든 결정을 내리고 실행에 옮기면서 배우고 수정하는 과정이다. 성공적인 은퇴 전략 역시 인내력과 상상력과 그리고 남다른 차별화로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
모든 전략에는 때와 수명이 있기 마련으로 오늘을 중시하고 미래 시장을 예측한 후에 철저한 준비로써 대응했으면 한다. 급한 마음에 섣부른 결정은 또 다른 비극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아는 분별력과 인내심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작은 정보와 소박한 지혜라도 행복을 위해 시간을 아끼고 존재의 당위성을 찾아야 한다. 은퇴의 전제조건은 '이전 것은 잊고 내일을 창의적으로 설계하는 것'이다. 즉 이 순간을 감사하고 중시해야 한다. 현재가 과거의 미래였다면, 미래도 현재의 내일이 되기 때문이다.
미래의 모습은 사주팔자나 주변 환경에 달려 있지 않고 오직 자신의 의지와 태도에 달려 있다. 불확실성과 자신의 나약한 의지는 극복해야 할 장벽이다.
은퇴 전략은 무엇인가?
첫째는 불확실과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미국 후버 대통령은 말하길 천국이란 의사결정이 필요 없는 장소라고 할 정도이다.
둘째는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서 세상을 지배한다는 오만에서 벗어나 세상과 더불어 사는 지혜와 기술을 갖는 것이다. 진리란 대상이 아닌 대상을 찾는 방법이라는 코페르니쿠스적 사고전환이 필요하다.
셋째는 시나리오 플래닝의 미래 예측 전략이다.
회귀분석(Regression)은 미래를 예측하는 전통적인 기법으로서 현재의 변화를 기초로 그것을 미래에 투영해 보는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이다.
시나리오 플래닝의 일환으로 은퇴 SKY 전략을 제시해 본다.
SKY전략 의 첫 번째 S는 Story이다. 스스로 의미 있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은퇴의 경쟁력이다. 로렉스 시계를 차는 사람은 단순히 시계가 시간이 잘 맞기 때문이 아니다. 명예와 존중, 자부심, 명품의 스토리를 비싼 대가와 바꾼다. 은퇴자들도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제 2의 인생 에너지로 사용했으면 한다.
SKY의 두 번째 글자 K는 knowledge를 의미한다.
돈 버느라고 건강을 잃어버린 후에야 의사를 찾아가기 보다는 사전에 건강과 지식에 투자하는 것이 지혜자이다. 인간은 합리적인 동물이라기보다는 평생 동안 합리화 하는 특성을 가진 존재이다.
마지막 SKY의 Y는 하바드생에서(하루 종일 하는 일 없이 바쁘게 지낸다는 의미) 예일대생(예순이 넘어도 일을 하는 은퇴자)이 되었으면 한다. 대부분 나이 50을 넘게 되면 세상에서 경제적 문제 보다 더 귀중하고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일을 단순히 부를 넘어 삶의 존재와 의미를 부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