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화

1970.01.01 09:33

은혜와 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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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는 돌에 새기고 원수는 물에 새긴다
         
 



로마 네로 황제 시대의 정치가이면서 작가인 가이우스 페트로니우스 아르비테르가   쓴 ‘사티리콘(Satyricon)이란 소설 가운데 ’에페소스의 과부(Widow of Epfesos)란 이야기가 있다.
 
한 과부가 죽은 남편의 시신을 가족묘에 정성껏 안치했다. 그녀는 너무나도 슬픈 나머지 먹는 것조차 끊고 남편을 따라 죽으려고 작정을 한 것이다. 이런 광경을 목격한 어느 병사가 그녀를 위로하고 이야기 상대가 되다가 그만 사랑하게 되었다. 과부도 병사의 사랑에 감동받아 자신의 죽은 남편을 잊게 되었고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 반면 이 병사는 사랑을 나누다가 십자가에서 처형된 여섯 명 죄인의 시신을 지켜야 하는 자신의 임무를 소홀히 하게 되었다. 병사가 그녀를 만나는 사이에 죄인의 시신들 중 하나가 당사자의 가족이 훔쳐갔다. 병사는 재판 결과에 따라 벌을 받게 되자 초조함으로 기다리느니 차라리 자결하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이를 안 부인은 은혜를 갚으려고 자신의 죽은 남편의 시신을 그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 인생은 생각과 마음이 지도하는 바에 따르게 되어 있으며 이미 태어날 때부터 많은 은혜를 받은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분명하고 단순한 사실을 망각하게 되면 수치와 어려움이 다가오는 것이다. 상생과 화합대신에 지나친 경쟁사회에서 남을 짓밟고 일어서야 성공한다는 잘못된 인식은 불행을 재촉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편협되고 외골수의 어리석은 지각을 분별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 문화적 대국이 아닌가?


무조건 많이 가지고 있다고 행복하지 않다. 부족해도 가진 것에 감사할 때 행복이 다가 온다. 행복이란 무거운 짐을 올려놓는 것이 아니라 내려놓는 것이다. 행복은 가만히 있어도 다가오는 행운이 아니라 쟁취해야 한다. 행복의 바탕은 무신불립(無信不立: 신뢰가 없으면 어떤 일도 성립될 수 없다)으로 신뢰를 잃고서도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기초 없이 집 짓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제는 복을 더 받겠다는 욕망에서 벗어나 받은 은혜에 감사하고 베풀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지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인간은 은혜의 동물이다. 국어사전에서 은혜를 정의하기를 ‘고맙게 베풀어 주는 신세나 혜택을 의미한다.’ 이처럼 사람이 은혜를 받았다면 당연히 나눠주는 것이 인간 도리이다.  자기 존엄성을 알고 은혜를 베풀 때 비로소 한 우주의 주인공이 되거나 우주 그 자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하물며 은혜를 입거나 신세를 지고도 고마워할 줄 모르는 인간은 배은망덕(背恩忘德)으로 살 가치조차 없다고 본다.
 
은혜를 품으면 천국에서 사는 것이고, 원한을 품으면 그곳이 바로 지옥이다. 은혜를 나누면 기쁨이 쌓이고 비난하면 아픔이 커진다. 은혜는 반복과 연습을 통해 형성되지만 비난은 저절로 알게 된다. 은혜는 열기만 해도 죄를 이기지만 비난은 악에 굴복한다. 은혜의 얼굴을 갖기 위해서는 성형으로는 불가능하며 연습으로 가능케 한다.



 
우리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한다. 은혜나 원수도 사실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기 때문에 은혜는 돌에 새기고 원수는 물에 흘려보내는 습관이 필요하다. 요즘 참다운 리더가 부족하다고 한탄한다. 위장 전입이나 소득 탈루를 쉽게 여기는 사람들이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든다. 신뢰의 중요성을 알리는 <관포지교(管鮑之交)>고사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사기(史記)》<관안열전(管晏列傳)>에 의하면 관중(管仲)과 포숙(鮑叔)은 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 제(齊)나라의 대부들로서 두 사람은 죽마고우(竹馬故友)로 둘도 없는 친구사이였다.  포숙은 자본을 대고 관중은 경영을 담당하여 동업하였으나, 관중이 이익금을 혼자 독차지하였다. 그런데도, 포숙은 관중의 집안이 가난한 탓이라고 너그럽게 이해하였고,


 


함께 전쟁에 나아가서는 관중이 3번이나 도망을 하였는데도, 포숙은 그를 비겁자라 생각하지 않고 그에게는 늙으신 어머님이 계시기 때문이라고 그를 변명하였다. 기원전 686년 제나라 정국을 잡기 위한 정권 쟁탈전에서 승리한 환공은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자신을 공격했던 원수 관중을 죽이려했지만 포숙의 추천을 받아들여 오히려 재상으로 기용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포숙은 관중을 끝까지 믿어 그를 밀어 주었기에 관중도 일찍이 포숙을 가리켜 나를 낳은 것은 부모이지만 나를 아는 것은 오직 포숙뿐이다(生我者父母 知我者鮑子也)라고 말하였다.
 
결실과 성숙의 좋은 계절이 왔다. 지금 즐기지 못하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사랑에 목마르고 은혜가 땅에 떨어졌다고 아쉬워말자. 가진 것 없다고 옹색하지 말자. 고민이 많아도 한숨  쉬지 말자. 우리가 걱정하는 96%는 쓸데없는 것으로 고민하나 그렇지 않으나 마찬가지 결과이다.


분노에 집착하는 것은 숯불을 가지고 다니는 것으로 우리 스스로가 불에 덴다. 과도한 욕망을 버리고 감사를 표현하자. 규칙적인 마음과 육체의 운동으로  스스로 주인 역할을 찾자.


 


행복의 외양이 아닌 행복의 본질인 은혜의 바다에 한 번 풍덩 빠져 보는 것이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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