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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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소의 첫날밤.
걱정하던 잠자리는 의외로 쉽게 해결을 보았고
이제는 끼니를 해결해야 할 차례입니다.

자가발전으로 전기공급을 하는 대피소는 인정사정 볼것없이
밤 10시면 자동소등이 된다고 하니 요거이 또 문제 아니것냐지요.

우물쭈물 하다간 전깃불도 없는 어둠속에서 저녁밥을 먹게 생겼는지라..
우짜요
이왕지사 늦는 사람은 걍 냅두고서
먼저 도착한 회원들부터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요기서도 인정사정 볼것없다 임돠

햅반을 뎁히고 라면을 끓이고..
후배님들이 에고데고 힘들게 지고 온 버너와 코펠이 빛을 발하는 순간입지요.
달랑 숟갈만 들고 염치좋게 껴앉는...

밥과 라면이 꿀맛입니다.
꿀꺽~
미안함도 고마움도 함께.

늦게 도착한 회원들은 촛불대신 랜턴불을 밝히고서
무드있게 저녁을 먹었다는 전설이..

내실 이층에 여자 일곱명이 나란히 나란히
누에고치속 번데기모양 침낭속에 몸을 웅크리고 누워서
잠을 자야 내일 산행을 잘 할 거인디..
생각은 굴뚝같건만
여기저기
중구난방
오합지졸
각양각색 으로 코들을 골아대는 통에
잠은 커녕 오히려 정신은 말똥해져서는

새벽부터 설치고 나와
쌩고생을 해가며 예까지 와서 이 무신 가당찮은 짓거린지
이 나이 먹도록 살다 살다가 별별 경험을 다 해보누나
쓴 웃음도 짓다가..

도전 없는 인생처럼 무의미한것이 어디 있으며
도전하는 사람은 아름답고
인내는 쓰지만 열매는 달다는 말을 기억하며
회심의 미소도 날리다가..
고치속 뻔데기 지혼자 주름잡고 있다지요 ㅎ ㅎ

피곤한 몸 이리저리 뒤척일 적마다 어껫죽지가 아퍼서 아구구구~
그렇게 지루한 밤을 자는둥 마는둥 지새우고
꼭두새벽 세네시나 됬을라나..
야간 산행에 나서는 산객들의 부산한 움직임에
모두들 잠이 달아나 날 샛네 머~

밖은 칼바람이 윙윙 우는 한겨울
물이 얼고 서리가 하얗게 내렸습니다.
이렇게 추운데 비박을 했으면 얼어 죽을뻔 안 했냐고..한마디씩.
잠을 설친게 아무 문제가 안 되드란 말씸이지요.

아침을 든든하게 먹은 후
하룻밤 신세 진 대피소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장 찍습니다.

37회 조정미후배가 중도 포기하고 먼저 서울로 올라 간다고.
33회 박경철후배가 보디가드를 자청.
우리랑 헤어졌습니다.
잘 가요 바이바이^^
결국 14명만이 빼재를 향해서..

햅반 2개에 라면 1개 김치며 밑반찬 조금 빠져나간 배낭이
가벼우면 을매나 가벼울랴만은
어제보다 훨~~~~~ 가볍다고..희희낙낙 ♪ 에헤라디여.

뭐든 마음 먹기 달린것 아닐까요?
더군다나 어제의 산행은 오름길이 였지만 오늘은 내림길 이라는것도
한결 마음을 가볍게 해 줍니다.
다만
산행 거리가 어재보다 길고(19km)
예정시간이 10시간인거 요거이 그리 만만하게 볼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아침 7시를 조금 넘기고 출발을 하였습니다.
위험한 구간은 없으나 길고 지루한 길..
걷고 또 걷고
무룡산도 지나고 동엽령도 넘었습니다.

어제처럼 여전히 날씨는 끝내줍니다.
하늘엔 구름 한 점 없고
햇살은 따가워도 간간히 불어주는 바람으로 땀을 식히며..

좌측으로 멀리 중봉과 향적봉을 바라보이는 송계삼거리
반은 왔을라나..
갈 길이 먼데 묻긴 뭘 물어?

얼굴을 비추던 아침해가 어느덧 정수리에 와 꽂히더니
지금은 오후.
등뒤로 바짝 따라붙는 햇님과 동무하며
벌써 여덟시간도 넘는 산행에 기진맥진 힘에 부치네요.
갈증은 자꾸 나는데 물까지 달랑달랑~ 겨우 입술만 추기고서.

뼛속까지 전해지는 깊고 거칠은 호흡..
그 들숨 날숨으로 찌든 삶의 찌꺼기와 내 영혼까지도
덕유의 맑고 청정한 공기속에 깨끗이 정화되기를 바라면서...

대간길이 다 그렇듯..
이게 끝인가? 하고 넘으면
또다시 앞을 가로막는 크고 작은 봉우리.봉우리들.
몇개인지..셀 수 도 없고
앞서간 사람들의 무수한 발자욱을 따라서 그냥 생각없이 걷는것.

신풍령-> 1km전
쵸코렏을 꺼내 우물우물 씹으며 나머지 아껴 둔 물을 털어 넣고서
바람처럼 쌔~~~~~앵 (마음만 그랫다는..)

오후 5시
신풍령 빼재(秀嶺)
저 멀리 우리를 기다리는 코발트색 버스가 보입니다.
반가움으로 울컥~ 목울대를 치받는 그 무엇..
달고 단 고행의 끝.

이틀동안 생사고락을 함께 한 고맙고도 고마운 후배님들~
내 진정 그대들의 사랑을 가슴깊이 간직하며 오늘을 기억하리다.

맹워리가



아침 햇살에 말간 얼굴을 드러 낸 삿갓봉..어제 죽을뚱 살뚱 넘어오던 일을 생각하면 징혀구만이라


간이 식탁에 서리가 하얗게 내렸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기념사진을 찍고 37회 정미랑 33경철 후배랑 안녕^^을...


무룡산으로 오르는길의 태크


태크를 올라오는 후배와 우리가 걸어 온 능선이 아스라히...


무룡산을 가려면 저 구불구불한 능선을 거쳐가야 합니다.


무룡산 표지석에서


세 大肝女들(13회 친구들이 붙여준 이름)


조릿대 사이를 걸어가는 희수기


6.2키로를 걸어 동엽령 도착


송계삼거리의 나무 표지판


횡경재..삿갓재까지 11.6km 신풍령까지 7.8km 그러면 합이 19.4km..
18km로 알고 왔더니만..쳇~


신풍령 3.6키로 남았습니다..얏호!!!


철쭉터널이 죽~~ 이어지는데 감상이고 뭐고...아무런 생각이 없다지요.


1키로만 가면 끝이 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먼저 내 달립니다..바람처럼 쌩~~~


오늘의 날머리 신풍령 모습입니다.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가 저 멀리 보입니다..


식당에서..당일 채취해서 만들어 내 온 산나물이 아주 맛이 좋았습니다.
근수님이 뜯어 온 취나물에 산더덕 막걸리 역시 gooooooo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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