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화

1970.01.0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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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는 전국이 술독이고, 온 나라가 재떨이야!’


 이건 나의 불평을 담은 푸념이다. 식사 자리에서 술이 끊이질 않아 괴로울 때나, 담배 피우며 앞 서 가는 사람을 따라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일 때 등의 괴로움 때문이다.


술을 하지 않는 사람이 술 이야기를 하자니 우습기도 하지만, 그러한 환경을 벗어나 살 방법은 없으니 할 말이 꽤 있다.


가정에서나  사회적으로나 그 해악이  너무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훨신  크다.  근대 우리나라 가정파탄의 주범이 술인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생활 소비수준의 향상으로 와인 열풍으로 가는 추세다.


  신입 여직원의 괴로움쯤은 아랑곳하지 않고 술잔 돌리는 직장에서의 회식 모임은 일반화 되었다. 본인들이 좋아서이겠지만 한낮의 여성들만의 술을 곁들인 식사자리도 꽤 있다. 점점 자주 보게 된다. 등산객 버스에 소주를 상자 째로 싣고 떠나는 것도 여러 번 보았다. 심지어 온 우주와도 바꿀 수 없는 생명을 가끔 앗아가기까지 하는 대학 신입생 신고식은 또 무엇인가?


 아, 이런!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기이하다. 지금 이  순간 (2007.3.9 저녁 여덟시 뉴스) 어느 대학신입생이 신입생 환영식사 자리에 참석했다가 그 ‘술’로 목숨을 잃었다는 감정 없는 보도자의 음성이 열려 있는 문사이로 밀고 들어온다.    


  아, 어찌하랴 ! 그런 술 문화권의 우리나라 !


 산업시대 도시 직장인의 하루를 달래 주었던 육안으로는 물과 구별이 안 되는 소주는  영롱한 참이슬이 되더니 처음처럼, 등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


  몇 차례의 여행을 통해 엿볼 수 있던 것 중의 하나는 미국의 술 문화다. 물론 알코올 중독자들의 문제로 힘든 나라이기도 하다지만,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면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 중 기본이 먹는 일이니 일반 음식점풍경 이야기다. 원하기만 하면 무제한적으로 따라 나오는 술, 그 흔한 술이 거기 미국 음식점에는 없다. 음식점은 말 그대로 음식점일 뿐이다. 술도 음식이라며 의례 권커니 자커니 하는 익숙한 모습을 거기서는 한 번도 못 보았다. 술은 꼭 지정된, 허가 받은 곳에서만 팔기 때문이다. 법이 그렇고, 그 법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 그들 보통사람들의 생활이기 때문이다.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요, 차 안에 술을 싣는 것 자체도 불법이요 단속대상이다. 차 트렁크에 두는 것은 괜찮단다.


   육십 년을 술에 대해 대책 없이 자유로운 나라에서 그것을 즐기며 살아 온 사람 중의 한 사람, 남편은 그래서 미국에서의 외식을 재미없게 여긴다. 조금 색다르거나 기름진 음식이 있으면 그것을 음식이 아니라 안주로 보던 터라, 너무도 푸짐한 안주만 있고 개운한 술 한 모금이 없는 식단을 아주 아쉬워한다. 그러더니 한 묘안(妙案)을 찾았다. 외식을 할 때는 작은 식수 병에 맑은 물(진짜 이슬)을 조금 담아 가지고 가는 것. 기름진 음식 사이사이에 목이 메어 물 마시 듯 한 모금씩 즐기며 흐뭇해한다. 처남과 둘이서. 그리고 남으면 도로 차에 싣는다. 


 동생이 그것을 물병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젠 한 술 더 떠서 외식 나갈 때는


  “ 형님, 물병 챙기셨어요?^^” 하며 짓궂게 웃는다.


 그러던 어느 날, 한낮에 남편과 함께 시내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 아, 꽤 덥네!”


좀처럼 물을 마시지 않는, 안 좋은 습관이 있는 내가 웬 갈증이 나던지......


아마 갈증이 아니라 교통 정체, 지체로 인한 조급증이었는지도 모르는 것을!


조수석에 앉았는데 마침 옆에 물병이 보인다. 차 안엔 늘 물( 순수한 물)이 있었으니까. 한 모금!


 “ 어???  이게 뭐야!!!”


순간적으로 차 바닥에 뿜었다. 운전하던 남편 놀라 웬일인가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이내 파안대소(破顔大笑)한다.


  그 후 어느 날, 주방 선반을 열고 무언가를 찾는 내 눈에 들어온 물병 하나.


  ‘물병이 왜 여기 있지?’


들고 보니 낯익은 필체의 큼직한 글씨 < 藥 >


<藥>이라! 


  “하 하 하 하 하”


 지난 번 차 안에서의 소동, 그런 일 다시는 없도록, 재발방지를 위한 남편의 배려였다. ‘재발방지’라, 어서 많이도 들어 본 말이다. 삼풍사건 때도 대구 참사 때도 성수대교 사건 때도 저들은 그렇게 말하곤 했다.


 한껏 웃고 나자 난 장난기가 발동했다. 앞에다 한 글자를 써 넣었다.


<毒藥>을 만들어 버렸다. 그리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남편에게 다다가 독약 병을 내밀어 보이며 약 올리듯 웃었다. 그것으로 남편의 술을 단번에 끊어버리기라도 하겠다는 듯. 이래도 술을 계속 즐길 거냐고 항변이라도 하듯.


 박장대소하던 남편,


  “ 내가 독약을 마실 수야 없지?!” 하며 마침 들고 있던 펜으로 또 한 자를 써넣는다.


 ‘解’라고. 하여 <解毒藥>이 되었다. 남편이 엘리사가 되는 순간이었다.


 “하하하하, 하하하하, 하하하하”


어찌 아니 웃겠는가! 우리의 웃음은 남편의 시원한 判定勝을 알리는 깃발이 되어 집안 가득 휘날렸다.


 세상 처처(處處)에 독이 가득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 해독을 마다할 이유가 어디 있을까?


내가 뿜어 낸 毒을 남편이 解毒하여 생명을 구(救)한 이야기가 되었다.


毒! 毒일랑 뿜지 말자. 설령 너와 나의 삶의 관계에서 억울함이 치솟을 때에라도.


“惡에게 지지 말고 善으로 惡을 이기라.” (롬 12:2


* 엘리사 : B.C. 850년경에 기록된 구약 열왕기서에 등장하는 이스라엘의 선지자(엘리야의 후계자)


  스승인 엘리야의 갑절의 영감을 구하여 많은 기적을 행함 중에, 독이 든 국솥에    무슨 가루를 넣어 해독하여 제자들에게 먹게 한 일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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