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화

1970.01.01 09:33

꽃씨 심기.

조회 수 1793 추천 수 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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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씨를 심어 보자.



      세월은 걷잡을 새 없이 흘러간다.
      여기 저기 피어있는 봄 꽃들에게 혼을 빼았기다 보니 세월의 흐름을 잊었다.
      유리창 넘어 우연히 눈길을 돌려서 본 연초록 색의 풍경들, 새순이 돋아 난
      커다란 나무들이 이미 봄은 물러갔다는 듯이 말을 하고 있다.

      이제 봄이 좀 깊어지면 뜨락 한귀퉁이에 손바닥만한 밭을 일구고 받아 두었던
      꽃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며 이 자그만 생명이 꽃눈을 틔우고 자라나는 모양을
      보며 즐겼을 계절인데....

      언제인가는 심으리라고 생각을 하고 기회만 닿으면 꽃씨를 받아서는 꼭 신문지나
      종이에 싸서 보관을 했던 접시 꽃 씨앗 봉지가 몇년째 책장 위에서 잠을 자던
      여러가지 꽃씨앗도 이제는 버리고 없다.

      습관적으로 예하던 대로 꽃만 보면 받아 놓곤 하던 꽃씨가 아파트에 살게 되면서
      부터는 공연한 헛일이 되곤 하였기 때문이다.

      물건을 산 뒤에 써비스로 받은 채송화 꽃씨 나팔꽃 씨도 있었지만 이들도 이제는
      해가 묵어서 싹이 날것 같지가 않았다. 그리고 씨앗은 공기가 전연 통하지 않는
      비닐 봉지에 넣어서 팔면 이 꽃씨는 이미 질식을 해서 생명력이 없어졌을 것이다.
      꽃의 생김새를 알리기 위해 예쁜 사진이 찍힌 이런 숨막히는 봉투가 오히려 꽃의
      생명을 앗아가는 일이 된다는 걸 알고는 하는지를 모를 일이다.

      외손주 아이가 놀러 왔다가 학교에서 갖어오라고 했다면서 꽃씨를 달란다. 앗차 하여
      버린 꽃씨를 생각하며 우연히 현관 신장서랍에 보관했던 하와이 무궁화꽃이던가, 큰길가에
      피어 있던 여러가지 색갈의 아주 큰 꽃씨를 받아 보관 했던게 마침 있어 챙겨 주면서
      요즘 학교에서도 씨앗심기 공부를 시키는것에 대해 의아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하다.

      요즘이야 꽃 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보통 농사보다는 수입이 더 좋은 작물로 꽃씨를
      뿌려 어린 묘목을 만들거나 꽃봉오리가 생겨 거의 피게 될 즈음에 시장에 내다
      파는걸 화분이나 마당에 심어 가꾸기만 하면 되는 편리한 세상이 되었지만....
       
       
      예전에는 이웃 집에 피는 꽃을 눈 여겨 보아 두거나 길을 지나다가도 보이기만 하면
      소중하게 꽃씨를 받아다 두엇다가 봄에 뿌려서 비 오는 날이면 비를 맞아 가면서 서로
      꽃 모종을 바꾸어 심으며 정을 나누었다.


      낯선 땅에 옮겨 심은 과꽃이나 채송화 봉선화모종이 시들시들 몸살을 하면 특별히

      물을 훔뻑주거나 신문지로 씌워 그늘을만들어 주어 몇일간 마음을 조려가면서 아픈아기

      돌보듯이 하다 기사 회생 살아나면 그 짜릿한기쁨도 맛을 보았었건만... 
      어떤 꽃은 옮겨 심으면 그냥 죽어 버리는 꽃도 있어서 모종을 하기가 힘이 드는 꽃이
      있는데 아마 양귀비꽃이 그러하지 않았나 하고 기억이 된다.

      꽃을 좋아하는 친구라면 불원천리 꽃모종을 날라서 가져다 주기도 했었지만
      이제는 이런 미풍양속도 우리들 추억 속의 이야기 거리로 남아 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잊어버리고 잊혀져 버린 것들이 많은 것 같다. 다 키워 놓은 꽃들만 보고 자라는

      아이들... 꽃이 지면 좀 추하기는 하지만 씨앗이 영그는 과정도 보지 못하고...

      모든게 빨리빨리 성급하기들만 한게 요즈음 들어 부각되는 문제다.더욱이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 살게 되면서 잃어 버린 것이 더욱 많아진 것 같다.

      편리함이라는게 모두 좋은것은 아니련만 현대인들은 신이 내린 이런 자연속에
      작은 기쁨을

      누려 보지 못한채 어딘가에 커다란 행복이 뭉텅이로 있는가 해서 오늘도 너나 없이 황량한

      길거리에서 오염된 공기를 잔뜩 들여 마시며 바쁜 일상에서 종종 걸음으로 헤매며 돌아다니고 

      있다. 이제 무엇인가 잊혀진게 있는듯 마음이 허전한것은 바로 꽃씨를 뿌리는 일이 아닐까....
        

                                07년 4월 20일 청초(7)





  • panicys 1970.01.01 09:33
    어렸을때 먼지같은 채송화 씨와 작은 까만 콩알만한 분꽃씨가 생각나네요.. 요새는 참 보기 힘든 ~~
  • Skylark 1970.01.01 09:33
    기억속에 흐려져 가는 것들이 많습니다.우리 생활에 직접 필요한게 아니라고 무시 당하고 없애 버리고....나이탓인지 이런것들이 그립고 아쉽습니다.인간다운것 서정적인것들이 말입니다.후배님 행복한 날들이 되세요.^^
  • 이인숙 1970.01.01 09:33
    선배님,안녕하셨어요? 모은행에서 나누어준 꽃씨가 있어서 심었더니 지금 새싹이 예쁘게 나왔답니다
    과꽃인데요.물주며 지켜보는것도 작은 기쁨이네요.예전 봉숭아 심어꽃피면 손톱에 물들이던 그때가 참 그립지요. 년말까지 손톱에 물들인게 남아있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고 그런말이 있었는데....^^ 어린나이에도 물들인게 오래도록 남아있기를 바랬답니다.우습죠.
    저희집 모과나무에도 분홍꽃들이 많이 피었어요.
    싱그러워서 요즘 참 좋으네요. 좋은 봄날 보내세요.*^^
  • Skylark 1970.01.01 09:33
    후배님! 반가워요. 꽃을 심을 땅과 씨를 뿌릴 마음의 여유를 갖었다는 것만으로도 반갑습니다. 모든 게 빠른 것만 미덕이고 느리고 지루한 것들은 배척 당하는 듯한 분위기가 팽배해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씁쓰름하던 차 후배님의 글은 동지를 만난 듯 반갑군요, 매일 물을 주고 커 가는 모습도 보고 가을에 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마음도 아름답지요. 행복한 나날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 갑다 1970.01.01 09:33
    남녀 구분없이 초등생 때 공부과목으로 꽃씨심기, 털실로 장갑짜기,병아리 기르기, 산새에게 편지 쓰기..그런 거 넣어도 좋을 것 같네요.
  • Skylark 1970.01.01 09:33
    능률을 최우선으로 하는 초스피드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은 지나친 속도감때문에 잊혀지는게 많지요.바로 어른 선생들의 판단에 의해서... 어느날엔가 다시 원상 복귀를 할려는지 ...자연으로 복귀하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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