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집 - [가을겨울봄여름] ( 문학의전당 마음의 시 08 )
[판형] B6 사륙판/ 96쪽
[가격] 6000원
[ISBN] 89-91006-37-X
[발행] 2006.3.31
[시인 약력]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2005년 『시와창작』으로 등단했다.
현재 건설교통부 공항개발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자서]
새날이 밝았습니다
지난밤 달님의 죽음이 있었기에
새날이 붉게 떠올랐습니다
달님의 죽음은
타자로 가는 인격적인 죽음입니다
새날이 힘차게 떠올랐습니다
그날이 오면 만물은 저마다
신에게서 구원과 복음을 구합니다
그 신은 도래할 희망입니다
어머니의 자궁입니다
달님의 아이,
새날이 뜨겁게 떠올랐습니다
[추천글]
가을이 떠난 자리를 겨울이 채우고 겨울이 떠난 자리를 봄이 채우고 봄이 떠난 자리를 여름이 채우고…그렇게 계절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돈다. 그렇다고 제자리를 도는 것은 아니다. 시간은, 계절은, 돌면서 저만치 흘러 간다. 다시 오는 봄은 지난 해 떠났던 그 봄이 아니다. 다시 오는 가을은 그해의 가뼈?틈求? 인?나고 자란 초량동은 그렇게 흘러왔고 흘러간다. 낡아진 것을 貂痼?채우면서, 새것이 낡아지면서 시인의 시간은 돌고 흐른다. 이것이 어찌 초량동만의 일이겠는가. 이것이 어찌 시인의 시간만이겠는가. 우리의 삶이 다 그런 것 아니겠나. 슬픔도 기쁨도 사랑도 미움도 가난도 부유함도 낡아지고 새로워지면서 마침내 종착역에 다다르는 것. 시인이 말하고 싶은 것일 게다.
-박제영(시인)
[해설]
초량동 사람들의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승하(시인, 중앙대 교수)
시인이 관심을 갖고 있는 대상은 이 땅의 서민들입니다. 성격 순박하고 살림살이 소박한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의 평범한 삶을 유심히 살펴보고, 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시를 씁니다. 쓸데없는 난해함이 우리 시를 좀먹고 있어 안타까움을 많이 느끼고 있는 이때, 장성호 시인의 이런 시, 다시 말해 이해하기 쉽고 사람의 체취가 전해지는 이런 시는 오히려 더욱 소중한 값어치를 지니고 있지 않을까요. 장성호의 시는 격한 슬픔 대신에 잔잔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억울하다는 감정 대신에 아련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킵니다. 자신의 내면세계를 탐색하는 대신에 이웃의 헐벗은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따뜻하게 감싸 안으려고 합니다. 소통 부재의 독백을 하지 않고, 그 대신에 독자에게 정겹게 대화를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