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이 있으면
주말 즐겁게 지내셨어요?
처갓집하고 뒷간은 멀수록 좋다고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 시절에도 마누라가 예쁘면 처갓집 말뚝에다 절을 한다고 했습니다. 사랑하는 이의 것이라면 말뚝인들 어찌 사랑스럽지 않겠느냐는 말이지요. 갓 결혼한 신혼부부가 친구들을 초대했습니다. 어느 집이나 새댁의 음식 솜씨야 뻔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지만 초보남편은 초보아내가 만든 음식을 젓가락으로 이리저리 굴리는 친구들을 보면서 마음이 불편해합니다. 장인어른과 장모님은 초보아내의 음식을 맛있다고 잘도 드시더구만... 어제 오후, 비가 개인 후 불암산에 올랐습니다. 시인 정지용님의 싯귀처럼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불암산에서도 봄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설악산만큼 기기묘묘하지도 못하고, 지리산만큼 웅장한 자태도 갖추고 있지 못하지만 그래도 저는 불암산을 사랑합니다. 초보아내의 음식을 맛있게 먹는 초보남편처럼 불암산에 피어나는 생강나무의 노란꽃을 맛있게 감상하고 왔습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데... 사람들끼리 서로 꽃을 사랑하는 만큼 서로 사랑할 수 있는 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도 아니면 사람들끼리 서로 미워하지 않는 봄만 되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큰 바위 얼굴을 기다리는 불암산 중턱의 벤치. 마들평야에 빼꼭하게 들어찬 상계동 아파트촌 건너편으로 북한산이 어렴풋이 보입니다. |  | ↓ 불암산 서쪽 계곡에서는 노오란 생강나무꽃들이 알싸한 향기를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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