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뭇잎 배
나뭇잎 배 띄워보신 적 있으세요? 저는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지낸 덕분에 나뭇잎 배를 많이 띄워 보았습니다. 나뭇잎 한 장은 배가 되고 또 한 장은 돛이 되는데 그걸 연결시킬 가느다란 나뭇가지도 있어야 하지요. 재미 있기로는 연못에서 띄우던 나뭇잎 배보다는 작은 시냇물에 띄우고 놀았던 나뭇잎 배가 더 재미있었습니다. 동무와 함께 시냇물에 나뭇잎 배를 띄워 놓고 누구 배가 더 빨리 가는지 물결 따라 흘러가는 나뭇잎 배를 따라 달리던 생각이 납니다. 시내가 넓어지면 느릿느릿, 시내가 좁아지면 제법 빠르게 달려야 했었지요. 5학년쯤 되어서는 두툼한 소나무 껍질을 주머니칼로 깎아서 만든 배에 나뭇잎 돛을 달아 제법 멋진 배를 만들어 띄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시골 학교에서는 수요일 아침마다 운동장 조회를 했는데 그 때 마다 학예발표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3학년 때 그 학예발표회에서 전교생을 앞에 두고 불렀던 노래가 나뭇잎 배였습니다. 박홍근님이 시를 지으시고 윤용하님이 곡을 만드신 동요입니다. 지금도 마음이 울적할 때, 나뭇잎배를 부르면 금방 초등학교 3학년 시절로 돌아가곤합니다. 그 나뭇잎 배 를 지으신 박홍근님이 엊그제 타계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아침 내내 몇 번씩 나뭇잎 배 노래를 불러 보았습니다. 낮에 놀다 두고온 나뭇잎 배는 엄마 곁에 누워도 생각이나요 푸른 달과 흰 구름 둥실 떠가는 연못에서 사알살 떠다니겠지
연못에다 띄워 논 나뭇잎 배는 엄마 곁에 누워도 생각이나요 살랑살랑 바람에 소곤거리는 갈잎 새를 혼자서 떠다니겠지 ↓ 연못 속에 거꾸로 비친 나무들 사이로 떠 다니는 나뭇잎배와 금잉어가 한가롭습니다. (지난 가을 서울의 숲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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