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화

1970.01.01 09:33

사자평의 억새 노래

조회 수 670 추천 수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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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밀양에 자리 잡고 있는 재약산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취서산, 가지산, 신불산 등과 더불어‘영남 알프스’를 이루는
명산이다. 재약산의 최고봉은 수미봉(해발1,108m)으로 이 주변에는
우리나라 최대의 억새 군락지로 손꼽히는 사자평고원이 펼쳐져 있다.
우리나라 억새 군락으로는 가장 넓다.
재약산(1,189m) 수미봉부터 사자봉 일대의 해발 800m 되는
고원 지대의 140만평에 억새 장관이 펼쳐진다.
고원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알프스에 견줄만하다고 해서 붙은
영남 알프스의 한 부분으로 늦가을에 억새 순례객이 되어 찾아가본다.



사자봉 정상에 서면 영남 알프스의 연봉들이 아스라이 한눈에
들어오고, 군데군데 무리를 이룬 억새 밭 물결이 잠시 정신을
혼미스럽게 한다
‘아~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하는 노래에 나오는 으악새는 억새를 말한다.
이른 아침이나 해질녘 부서지는 햇살에 하늘거리는 모습이 장관이서
새벽 5시 40 분부터 산행시작해 여명에 부서지는 억새의 노래를 듣는다.



임진왜란때 사명대사가 표충사를 중심으로 승병을 훈련시켰던 사자평



가을이 깊어가면서 산 속의 바다도 깊어진다.
능선마다 바람에 출렁이는 억새의 물결. 그 회백색 파도......



영롱한 아침이슬을 맞아 반짝거리는 모습,
눈이 살짝 얹혀있는 설화의 매력,
봄바람에 꺾인 처연한 아름다움



단풍과 함께 가을 들녘의 색깔을 환상적인 분위기로
연출하는 억새꽃이 지천에 가득하 다.
단풍이 한 해의 생명에 마지막 불꽃을 피우며 지는 이파리라고 한다면
억새꽃은 봄 부터 안으로 익혀 왔던 정열을 마침내 틔워내는
화사한 꽃이어서 대조적이다.

금억새는 해질 무렵 석양에 비친 억새를 말한다.
풀죽은 햇볕이 억새꽃 목덜미와 억새 줄기 허리춤에 와 닿으면 억새는
어느새 누런 황금빛 가을 춤꾼들의 군상이 된다.

이 은억새 금억새 사이에 들면 사람도 한 줄기 억새로 몰입된다.
억새덤불 속에서 억새들의 파도에 실려 바람부는 대로 쓸리다 보면
어느새 온몸엔 억새의 갈잎냄새가 잔뜩 배인다.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승군을 양성했다는 자리는 넓은 분지다.
바람에 출렁이는 억새의 은빛 물결은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한 멋을 주는 듯하다.





새벽, 태양이 솟아 올라 주변을 황금색으로 치장을 하자
이른 아침 해가 떠오를 무렵부터 정오까지 햇살을 정면이나
역광으로 받는 억새꽃은 눈처럼 하얗다 못해 눈이 부실 정도이다.
이때의 억새꽃을 은처럼 우아하고 곱다고 해서 은억새라 한다.



억새 마저도 황금빛으로 치장한 옷으로 갈아 입고 있다.



'가을 억새밭에 서 본 사람은 안다.



바람이 불어야 몸짓을 시작하며 능선마다 출렁이며
털어내는 비늘을 품에 안고 역류하는 해를 마주한
억새의어깨가 눈부시다는 걸.



아름다움으로 가는 시간
사랑이 머무는 하늘가에
억새숲을 걷노라니



가는 계절을 아쉬워하는
그리움이 묻어나는 하늘 향해
흔드는 야윈 손이 애처롭다



억새의 어깨가 희고 눈부시다
전해져 오는 갈향기 속에
나즉히 들려오는 그 소리
살며시 귀 귀울여 보니
스쳐가는 바람소리었네



나 가만히 노저어 가는 마음
스쳐 밀려오는 그리움
행여 맑은 소리 밟으며 오실것 같아



아늑한 노을빛 은빛 억새
푸른 창공을 향하여
나는 고운 햇살 그리움으로
손짓하는 아름다운 억새가 된다.



아름다운 사랑도 언젠가는
때가 되면 저무는것을...
괜스레 눈물이 핑 도는것은
가을이 가고 있음인가



가을은 조용히 흔들린다
갈대도 흔들리고
내 마음도 흔들린다



억새의 손짓에 돌아갈 시간마저 잃어버린 낮에 나온 하얀달





얼어붙은 층층 폭포



다정한 선 후배의 손길에 아름다운 정감이 어리고...















사명당 송운대사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표충사 의 독특한 사리함



내원암 뒤로 새벽 부터 등반한 등고선이 아름답게 펼쳐있다.



표충사옆에도 억새는 햇살을 받고 인사한다.



내원암의 처마끝과 단풍 그리고 푸른하늘의 트라이 앵글



늦가을의 끝자락을 놓지 못하구...ㅠㅠㅠ



신라 진덕여왕 때인 654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표충사의
본래 이름은 죽림사다. 왜 이렇게 요란한 축제를 벌이는지?/



표충사의 범종과 종각이 우람하게 .



대웅전이 아니고 대광전이 초파일도 아닌데 색색의 등을 거느리고.



보물 제467호의 삼층석탑



아침 8시에 포항을 출발해 합류한 후배들의 마음이 아름답다.
사이버에서만 만나던 핑크로즈 (31회)와의 해후가 정말 멋진 날







이민수 1회 선배님의 덕담처럼 이제 영원한 발전을 위해 우리 헌신 합시다.



총동 산악회 신조어 `베이스 캠프`를 차려서 모든걸 총괄한
홍 영표 회장님의 맑은 웃음



이날의 웨이터를 자청하고 나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신
재담가이신 최중서 선배님



찍사

賢앎



  • 정동진(15) 1970.01.01 09:33
    가진 못하고 선배님의 사진과 글로 으악새핀 가을을 만끽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항심20 1970.01.01 09:33
    일단 사진으로라도 영남의 산악을 보니 고향이 아련히 살아나네요. 캄샤 ~
  • 핑크로즈 31 1970.01.01 09:33
    비록 잠시였지만, 그동안 보고싶었던 선배님들 만나서 억쑤로 방가웠꼬예~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였습니다...사자평 억새의 모습이 잔잔한 깃털이 모여 춤을 추는듯.. 바람에 휘날리는 억새가 햇살을 받아서 한층 뽐내는 듯 합니다..무박 산행으로 여독이 채 안풀렸음에도 재빨리 올려주신, 많은 정성이 깃든 사진들...한폭의 동양화를 보는듯 합니다... daisy 선배님의 섬세함, 예리함에 늘 놀랍니다...사진을 찍다보면 일행을 놓치기 쉽상인데(제 경험에 비추어^^*)...선배님의 넘치는 내공이 내내 부럽습니다...^^*
  • 1970.01.01 09:33
    태양의 시샘에도 그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낮달처럼 곱게 빛나는 선배님의 사진과 바람을 밟고 다니는 글솜씨에 가슴 속에 갈대의 노래를 가득 안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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