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즐겁게 보내셨어요? 저는 철원 일대의 명승지와 산정호수를 돌아보고 명성산(鳴聲山) 산행을 하고 왔습니다. 1100년 전 태봉국을 일으켰던 궁예의 발자취를 따라 다닌 셈이지요. 왕건에게 쫒기는 신세가 되어 명성산으로 도망가서 얼마나 울었던지 산도 울었다고 하는 전설이 있어 울 명(鳴), 소리 성(聲)을 써서 명성산이라고 하고 일명 울음산이라고 부른답니다. 산정호수가에 자리 잡고 있는 자인사(慈仁寺)를 끼고 돌아 급경사를 한 시간 남짓 올라가 삼각봉을 넘으니 산은 온통 억새풀로 장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궁예가 나라를 잃고 통곡을 할 때 이 억새풀들이 함께 울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하고 한 곡조 뽑고 싶은 생각이 나는 곳이었습니다.
억새와 갈대가 비슷하기는 하지만 자세히 보면 다른 풀입니다. 산에 있으면 억새, 물가에 있으면 갈대라고 생각하면 크게 틀림이 없습니다. 억새꽃(실제는 열매)은 흰색을 띄며 윤기가 나는데, 갈대는 짙은 갈색을 띄며 보푸라기가 많이 보입니다. 잎을 보면 갈대는 좀 부드러운 편이고, 억새는 더 억세고 날카롭니다. 억새풀이 장관을 이루는 명성산과 갈대가 하늘거리는 순담계곡의 아름다운 경치 감상하시고, 즐거운 일주일 시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