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성불요전

by sabong posted Jan 01,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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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성불요전

영하의 날씨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같은 날은 4겹의 옷을 입고 외출하는 것이 체온 유지에 좋다고 합니다. 괜히 건강하다고 무리하지 마시고 두툼하게 입으세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말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도 초등학교에서부터 많이 듣던 말이고, 그렇게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소꼬리가 되느니 차라리 닭대가리가 되겠다"는 말도 많이 들어 닭대가리라도 되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오늘 아침 문득 30년을 벽에 걸어 둔 채 잊고 살았던 액자 속에서 한 구절이 튀어 나왔습니다. "시성불요전(詩成不要傳)"이라는 싯귀였습니다. 번역하면 "시를 지었다고 꼭 세상에 전해질 필요가 있는가?" 정도가 되겠지요.


아침편지를 쓰기 시작한 지 어느새 2년이 흘렀습니다. 처음 쓸 때 생각이 바로 "시성불요전"이었는데 가며 가며 욕심이 생기더군요. 더 잘 쓰고 싶은 욕심이야 좋은 생각이겠지만 이걸 많은 사람이 읽기를 원하고, 내 글이 유명하게 되기를 원하고... 오늘 아침 액자에서 튀어 나온 싯귀를 보고 다시 "시성불요전"으로 돌아갑니다.

어제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의외로 많은 게시판에서 "사봉의 아침편지"를 퍼담아 놓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사봉의 아침편지 중에서"라고 꼬리를 달아 놓은 곳을 보고는 갑고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쓴 것처럼 아무 표시를 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서운한 마음에 메일을 보내 "저작권 운운" 한 마디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시성불요전" 싯귀를 본 다음에는 그럴 생각이 없어졌습니다. 굳이 사봉이 썼다고 밝히면 뭘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읽는 사람이 고개를 끄떡이면 되는 것이지요. 에듀마트에 가시면 지난 2년 동안 써 보낸 아침편지를 보기 좋게 잘 정리하여 두었습니다. 필요하신 분은 마음 놓고 가져가세요.

"사봉의 아침편지 지난호 보기 click!"

 

   ↓ 2003년 11월에 처음 보내드린 사봉의 아침편지 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