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사합니다
만일 자신이 새로 찬 시계를 보고 누군가 "그 시계 참 근사합니다."하고 말한다면 기분이 좋을까요, 아니면 나쁠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다는 말로 착각을 합니다. 국어사전을 찾아 볼까요? 분명히 국어사전에는 근사(近似)하다는 말은 "①비슷하다, ②그럴싸하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6.26 전쟁으로 부산 피난살이 할 때 "이것이 진짜요?"하고 물으면 진짜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괜찮다는 말로 많이 쓰이던 말이 "근사하다"는 말이라고 합니다. 전쟁 통에 진짜 구경하기가 힘든 세상이었으니 "근사"가 "진짜" 행세를 하게 되지 않았겠습니까? 요샛말로 하면 "짝퉁"이라는 말이겠지요. 하지만 "명품"을 살 형편은 안되니 "짝퉁"이라도 가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니 근사하기만 해도 어딥니까?
엊그제 참 괜찮은 목사님 한 분을 만났습니다. 근사한 목사님이 아니라 진짜 목사님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교회가 눈에 보이는 성장을 위해 돈을 모으는 일에 애쓰고 있는 세상에 그 교회는 돈이 안되는 일만 열심히 하고 있더군요. 열심히 헌금한 돈은 자신들의 교회나 목사님을 위하여 쓰는 것이 아니라 동남아 선교에 쓰고 있었습니다. 신도 수가 100여명밖에 안되었지만, 모처럼 근사한 교회가 아니고, 짝퉁 교회도 아닌 진짜 교회를 발견한 것 같아서 흐믓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물론 진짜와 가짜를 제가 판단하는 것은 아니고 천국에 가서야 알게 되겠지요.
↓ 민속 의상을 입고 자기 나라 국기를 흔들면서 찬송을 하는 동남아 각국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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