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가 날아다닌 것을 본 적 있으세요? 인적이 드문 산이나 들을 걷다보면 가끔 얼굴을 간질이는 것이 있습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뭔가 있는듯하여 허공에 팔을 휘휘 내저으면 허공에 날아다니는 거미줄이 걸립니다. 허공에 떠 다니는 이런 거미줄은 신기하게도 거미가 타고 다니는 비행기입니다. 날개가 없는 거미가 멀리까지 이동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거미줄 비행기를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거미가 멀리 이동하려면 일단 나무나 풀, 바위 등 높은 곳으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엉덩이를 하늘로 들고 수십 가닥의 거미줄을 공중으로 뽑아 올립니다. 거미의 꽁무니에 매달인 거미줄이 바람을 타고 공중으로 떠오를 때 거미도 거꾸로 매달린 채 공중으로 떠 올라갑니다. 자기가 뽑아 올린 거미줄에 거꾸로 매달려 헬리콥터처럼 날면서 공중여행을 하는 것이지요. 이것을 거미의 “유사비행(類似飛行)”이라고 하고, 영어로는 ballooning이라는 용어를 씁니다. 곤충학자들에 의하면 대부분의 거미는 1500m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고, 어떤 거미는 3000m나 되는 높이까지 올라가기도 한답니다.
우리가 행복의 나라까지 날아가려면 몇 개의 거미줄이나 뽑아야할까요? 천사처럼 날개가 돋아나길 기다릴 것이 아니라 거미처럼 유사비행이라도 할 수 있는 거미줄을 뽑아볼까요? 겸손과 회개의 거미줄, 온유와 절제의 거미줄, 인내와 친절의 거미줄, 선함과 신실의 거미줄, 사랑과 기쁨의 거미줄 ... 아마도 이 정도면 행복의 나라까지 날아갈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