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씨와 도둑

by sabong posted Jan 01,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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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씨와 도둑

가을이 깊어 갑니다.
가을비가 한 번 더 내리고 나면 온 세상이 만추(晩秋)의 깊음 속으로 빠져들겠지요?
오늘 아침 출근길, 길가의 잡초들 마져 다투어 열매를 맺고 있는 모습을 보니 피천득님의 시 "꽃씨와 도둑"이 생각났습니다. 이젠 연세가 많이 되셨을텐데 어떻게 지내시나 궁금합니다. "모든 사람을 좋아하고, 아무도 미워하지 하니하며 몇몇 사람을 끔찍이 사랑하며 살고 싶다"고 하신 말씀대로 살고 싶었는데...

꽃씨와 도둑

                                          - 피 천 득 -

마당에 꽃이
많이 피었구나

방에는
책들만 있구나

가을에 와서
꽃씨나 가져가야지

가을이 되어 꽃씨를 훔치러 온 도둑처럼 길가에 주저 앉았습니다.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냈습니다. 난쟁이 삼각대를 꺼내 놓고 카메라를 얹었습니다. 그리고 동이 트려고 하는 회색 하늘을 배경으로 강아지풀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강아지꼬리들이 하늘에 그린 무채색의 그림에 깊은 가을의 정취 듬뿍 담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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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씨와 도둑과 강아지풀


F3.5 1/50초 ISO100  고려대학교 교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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