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개비꽃

by sabong posted Jan 01,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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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개비꽃

오늘 아침 출근길에 촉촉히 가을비를 머금은 달개비꽃을 보았습니다. 달개비꽃은 나팔꽃 보다도 더 일찍 지는 꽃이라 꽃말조차도 "짧은 즐거움"이라고 하네요. 영어로도 피었다가 그날로 진다고 "dayflower"라고 합니다. 저는 이름이 예뻐서 달개비라는 이름으로 부르지만 흔히 닭장 근처에 많이 피어난다고 "닭의장풀"이라고 합니다.

가을로 접어들면 지천으로 피기 시작하는 달개비꽃인지라 다들 잡초쯤으로 취급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얼마나 예쁜 야생화인지 모릅니다. 어떻게 보면 닭의 벼슬을 꼭 닮기도 했고, 또 어찌 보면 남색 나비가 너울너울 춤추는 모습같기도 하고, 때로는 남색 드레스를 받쳐 입은 요정의 춤 같기도 합니다. 여리디 여린 잎을 손으로 살짝 비비면 손가락에 바로 남색물이 드는데 예전에는 그 물로 비단에 물을 들였다고 합니다. 달개비 물들인 비단을 본 적은 없지만 얼마나 소박하고 은은한 남색 비단이었을까 상상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기에 아름다운 것은 그 속도 아름다운 것. 달개비가 어찌 인간을 이롭게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성인병 치료에, 위염에, 신장염에, 요도염까지 효험이 있을 뿐아니라 꽃을 말리면 차로 마실 수 있고, 어린 순은 나물로 먹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출근길에 길가에 주저앉아 달개비 사진을 찍다가 한 뿌리 캐어왔습니다. 너무 걱정 마세요. 생명력이 워낙 강해서 물만 잘 주면 쉽게 죽지 않는 야생화입니다. 빈 화분에 심어 놓고 "도리포토"(입체사진) 사진도 찍었습니다.  보시고 한 주일 잘 마무리 하시기 바랍니다.

도리포토로 달개비 보기 click!

↓  요정의 춤, 벌레의 유혹


↓  나비의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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