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탁동시

by jasonyhan posted Jan 01,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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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탁동시 (口+卒*啄同時)

선가의 수행자가 스승의 화두를 내려 받고 참선을 통하여
깨달음에 이르는 것을 병아리 부화과정에 비유하여
줄탁동시라고 한다.
무명의 껍질을 깨고 이 세상으로 나오는 것으로서
첫번째 진리의 관문을 통과한 것이라 볼수 있다.

어미 닭이 스무하루쯤 알을 품으면 새끼가 안에서
껍질을 쪼기 시작한다.(줄)
이에 맞춰 에미가 밖에서 껍질을 쪼아댄다.(탁)
쪼아대는 곳이 서로 일치해야 새끼가 세상을 보게되며
여기에 스승과 제자사이에 줄탁의 인연이 생기게 된다.

그런데 만약 줄탁동시가 이루어지지 않을때 여기에 바로
필교주와 진섭형이 뜻하는 살불살조의 개념이 생기는 것이다.
당나라의 단하(丹霞 727-824)선사의 목불을 쪼개 군불을 지핀
행위가 하나의 살불살조라 볼 수가 있다.

어찌하여 부처님을 훼손하느냐는 스님의 힐란에
“다비를 해서 사리를 얻어 볼까 하오”
“이 돌중아, 목불에서 어찌 사리가 나온단 말인가?”
“목불에서 사리가 아니 나온다면 어찌하여 나를 꾸짖으시오?
나는 나무 토막을 태운 것이지 부처를 태운 것이 아니지 않소!”

부처에 집착하여 나무토막 부처를 우상처럼 경외하는 행위는
진실로 부처의 말씀과 진리를 외면하는 우상숭배와 다를바
없으며, 모든 중생이 존귀하고 평등하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외면하는 것이다.

어미 닭처럼 스승의 가르침이 탁(啄)이되어 두드리지만
스스로 수행자는 스승의 가르침에만 집착하지 않고 그것에
연연하지 않고, 줄(口+卒)의 고행을 통하여 껍질을 깨고
진리의 관문을 통과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세상으로 나와
중생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바로 살불살조의 의미가 아닌가
생각된다.

삶 속에서 줄탁동시의 스승을 만날 수 있음은 복중의 至福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루미(13세기 페르샤 시인)는 예수와 무하메드와 부처와 그의 친구,
Shams Tabriz를 그의 스승으로 만났고, 또한 그들을 Friend라고
불렀으니,

“친구를 가슴에 품은 당신의 따스한 체온
바람에 실려와 동면의 어두움을 두드리네.”

7/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