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온다는 사실을 믿지 않습니다. 그리스, 로마 사람들은 제우스 신이 비를 내린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니 가뭄이 계속되면 제우스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이 상책이었지요. 게르만 민족은 처녀를 발가벗겨 물을 뿌리면 비가 온다고 믿었고, 인도에서는 개구리나 뱀 모양을 만들어 놓고 물을 끼얹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에서도 가뭄이 계속되면 왕이 나라를 잘 못 다스렸기 때문이라고 믿고 왕이 몸소 기우제를 지냈습니다.
요즘은 비를 내리기 위하여 기우제를 지내는 위정자는 없습니다. 대신 인공강우를 열심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1946년 미국의 물리학자 랭뮤어와 세이퍼라는 사람이 인공강우에 성공한 이래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인공강우를 실험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5년 5월 3일 문경시 이화령에서 인공강우를 내리게 한 적이 있습니다. 인공강우라는 것이 마른 하늘에서 비를 뿌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구름은 있는데 비가 오지 않으면 구름 속에다가 비가 오라고 드라이아이스나 요오드화은(옥화은) 같은 것으로 '구름에 씨뿌리기'를 하는 것입니다. 영어로 'cloud seeding'이라고 하네요. 인공강우가 아무리 발달하여도 구름이 없으면 비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는 한계를 넘어설 수는 없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온다고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무지할 수가 있느냐고 반문을 하시겠지요. 그건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번 기우제를 지내러 올라간 왕은 비가 올 때까지 절대로 기우단에서 내려 올 수가 없었습니다. 비와 함께 기우단에서 내려오는 왕의 모습이 얼마나 거룩하였을까요?
"에디슨은 성공한 과학자입니까?" "네! 물론입니다." "라이트형제는 성공한 사람입니까?" "네! 물론입니다."
에디슨도 라이트형제도 실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에디슨은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낸 과학자이기 때문입니다. 라이트형제도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낸 사람입니다. 두 사람이 기우제 지내는 장면을 보기 위해 기우단 뒤로 돌아가 봅니다. 에디슨이 전기를 발명하기 위해 147번이나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라이트형제가 비행기를 날게 하기까지 자그마치 805번이나 추락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동안 실패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실패가 아니라 사실은 포기하고 도중하차한 것은 아닐까 곱씹어 봐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