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화

1970.01.01 09:33

어둠을 먹는 나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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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먹는 나팔꽃

한바탕 비를 뿌리고 나더니 이제야 뜨거운 여름이 꼬리를 감추기 시작합니다. 끈적거리는 더위가 물러가니 아침 화단에서 만난 나팔꽃들이 제법 나팔을 불어대는 듯합니다.

나팔꽃을 좋아하는 호기심 많은 아이가 나팔꽃이 언제 피는지 궁금했습니다. 밤새 잠을 자지 않고 관찰을 했습니다만 아침이 되어도 나팔꽃이 피지 않았습니다. 나팔꽃은 아침이 되어 날이 밝으면 피는 꽃이 아니라 한밤중의 어둠을 먹어야만 피는 꽃입니다. 이 아이가 밤새 불을 밝혀두었기 때문에 어둠을 먹지 못한 나팔꽃은 아침이 되어도 꽃을 피울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봄에 피는 꽃이 겨울을 지나지 않으면 필 수 없는 것처럼, 가을이면 황금벌판을 만드는 벼이삭이 뜨거운 여름의 작품인 것처럼 말입니다. 소우주라고 말하는 인간의 일도 마찬가지라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했지요. 창조주가 만든 자연의 섭리는 우주에서나 인체에서나 모두 한가지로 신비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하버드대학에서 내년부터 매년 100만 달러의 연구비를 들여 ‘생명의 신비’를 밝혀내려는 계획을 짰다고 합니다. 우주가 스스로 진화하면서 만들어졌는지 아니면 '지적(知的) 설계자'에 의하여 창조되었는지를 규명하겠다는 프로젝트입니다. 미국의 경우 1987년 연방대법원이 창조론을 과학의 이론으로 가르치지 못하게 한 후 잠잠하던 창조론과 진화론의 논쟁에 다시 불이 붙을 것 같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인간이 스스로 자신의 생명의 기원을 밝힌다는 것은 마치 돛단배 위에 선풍기를 틀어놓고 배가 달리기를 바라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아닐까요?


올 여름 이곳저곳에서 고구마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꽃이 어쩌면 나팔꽃과 저리도 비슷할까하고 생각을 했는데 역시 나팔꽃이나 고구마꽃이나 모두 메꽃과에 식물이더군요. 사촌끼리 비슷할 수밖에요. 꽃은 예쁘지만 아열대 지방에서나 피는 고구마꽃이 우리나라에서 핀다니까 아무래도 에어컨에서 빠져 나오는 더운 바람으로 피운 꽃이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어둠을 먹고 피어나는 나팔꽃처럼 싱그럽게 살고 싶은 가을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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