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화

1970.01.01 09:33

비지떡 신과 굳은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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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신발을 한 켤레 샀습니다.
길거리에 주욱 늘어놓고 싸게 파는 반짝 세일 가게에서
거금 1만원이나 주고 샀지요.

모양도 그만하면 깔끔하고, 무엇보다 신고다니기에 편해
마트에 갈 때도 일하러 갈 때도 그 샌들만 신었습니다.

요며칠 비가 많이 왔잖아요..
비오는 날 운동하러 갈 때 역시 그 샌들을 찍찍 끌고 가서는
두 시간쯤 후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데,
내 신발이 아닌 듯 왠지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신발을 내려다보니 뒷굽이 빗물에 푹 젖어, 아니 녹아내려
주저앉아 있었습니다.
`싼 게 비지떡인가?`

난감했습니다.
이제 길들여질만 하니 버려야 하는 새 신, 아니 헌 신...
또 어떤 신으로 갈아신어야 하나...

그로부터 얼마 전, 사서 한 번 신었다가 발가락이 아파
두번 다시 신지 못하고 놔두던 또 하나의 새 신이 있습니다.
땀 줄줄 흘리며 20분이나 서서 고른 5천원짜리입니다.
앞장식도 그만하면 예쁘고, 뒷굽도 요즘 보기 드물게 알록달록하니
아무리 뜯어봐도 값에 비해 훌륭해 보였습니다.

`싼 게 비지떡이군!`
한 번 신어보고 '비지떡 새 신'을 내버려둔 이유입니다.

하지만 별수없이 아쉬운 대로 그거라도 꺼내 신어보았습니다.
저만치 걸어가 보았습니다.
`어라? 발이 안 아프네?`
그 새 굳은살이 박였나 봅니다.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동네 한 바퀴 돌 때나 누구를 만나러 갈 때나 한동안 그 샌들만 신었습니다.

그런데..곰곰이 생각해보니 좋아할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굳은살이 박이면 발이 미워지거든요.
비지떡 같은 신발 때문에 발의 형태가 변형되고,
걸음걸이도 차츰 불량해질 테죠, 경험상 분명 그랬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언젠가부터 스타킹을 신어야 하는 구두를 안 신기 시작했는데, 덕분에 뒤꿈치에 남의 살처럼 붙어 있던 굳은살을 간신히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데 몇 년이나 걸렸는데
또 발의 어느 구석인가에 무감각한 굳은살이 박이다니...그 싸구려 신발에 익숙해지려고?

아직 뒷굽이 무너져내리거나 당장 발을 불편하게 하지는 않지만
저는 아무래도 그 새 신을 빨리 버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질 좋은 신발,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제 본분을 다할 신발을 내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그러려면 안목을 키워야겠지요?
그런 신발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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