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공간

by cima posted Jan 01,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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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居室)...마눌의 공간(空間)...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24평형인데 방이 2개 있고
    베란다와 다용도실이 있다.
    주방과 거실이 분리되어 있었는데 그 사이를 터서 커다랗게(?)
    하나의 거실겸 주방으로 쓰고있다.

    예전에는 단칸방에서도 열 식구 가까이가 서로 엉켜있다시피 살았는데
    그것에 비한다면 지금 24평형 아파트는 대궐처럼 느껴진다.
    아이가 크고 제 방이 있으니까 가족들이 모두 모여서 식사를 하거나 TV를 볼 때
    이외에는 거실에 나오지 않는다.
    식사도 혼자서 먹을 때는 식탁을 이용한다.
    나는 안방에서 침대에 편안하게 기대어 홀로 컴을 만지다가 잠이 든다.

    마눌은 자기 방이 없으니까 거실을 마치 원룸처럼 사용하고 있다.
    장식대 위에는 TV와 컴퓨터와 프린터가 놓여있고, 장식대 안에는 책이 들어있다.
    책상을 놓을 자리가 없어서 정방형 탁자를 다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이 탁자는 밥을 먹을 때는 밥상이 되고, 차를 마실 때는 찻상이 되고
    공부를 할 때는 책상이 되는 것이다.

    거실은 좁으니까 3인용소파를 들여놓을 수 없어서
    침대 겸용 소파를 들여놓고 예쁜 수직커버를 씌우고 방석을 놓고
    그럴듯한 소파로 변형해 사용한다.
    안락의자는 친정에서 아버지가 쓰시던 것인데
    버린다고 하셔서 갖다 놓고 가끔씩 책을 볼 때 앉는다.
    원형 유리탁자를 놓고 수직커버를 씌우고
    그 아래는 신문이나 자주 손이 가는 물건들을 바구니에 담아두었다.

    아들이 결혼을 해서 방이 생길 때까지
    거실은 마눌의 은밀한 공간이 될 것이다.

    그런데... 그것도 여의치 않으니...

    나! 원!!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