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날에는...

by 思峯 posted Jan 01,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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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初伏)

오늘이 삼복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초복입니다.

하지가 지난 후 세 번째 맞는 경일(庚日)을 초복이라고 합니다. 달력에 보면 작은 한자로 갑자, 을축, 병인, 정묘... 하고 써있는 중에 '경'자가 들어가는 날을 경일이라고 합니다. 올해는 6월 21일이 하지였고, 첫 번째 경일이 6월 25일(경진일), 7월 5일(경인일)이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가 오늘 7월 15일(경자일)이네요. 중복은 오늘부터 열흘 후가 되어 7월 25일이구요, 말복은 입추가 지난 후 첫 번째 경일이 되니 8월 14일이 됩니다. 초복에서 말복까지 한달동안 더위가 계속될 것이니 더위를 이겨낼 준비를 단단히 하셔야 하겠습니다.

더울 때는 체온조절이 제일 급한 일이라서 혈액이 피부 쪽으로 몰리게 됩니다. 그러니 당연히 위장에 있어야 할 혈액이 줄어 들어 소화기능이 약해지고,  근육에 있어야 할 혈액도 모자라게 되어 만성 피로증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지요. 이걸 보충하자니 소화 잘 되는 음식, 영양분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지요. 그렇다고 소나 돼지를 잡자니 집안의 큰 재산인데 그걸 쉽게 먹어 치울 수가 없었을 것이고, 그저 만만한 것이 꼬꼬닭과 멍멍개였겠지요. 게다가 음양오행으로 풀어도 개고기가 좋다는 풀이가 나오니 보신탕을 먹을 명분도 충분하였습니다. 음양오행으로 보면 뜨거운 여름은 화(火)가 금(金)을 눌러 병이 생기기 쉬운 계절이라는군요. 그래서 금(金)을 보충해주어야 하는데 마침 개가 금(金)에 속한다고 합니다. 이런 풍습이 지금까지 전해내려와 복날이면 보신탕이나 삼계탕을 안 먹으면 큰 병에라도 걸릴 것 같은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농민들에게 삼복은 농사일에서 조금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이 있는 기간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 잔치를 벌이기도 하고, 혹 농사일이 늦어진 집이 있으면 함께 도와가면서 일을 마칠 수 있는 여유도 가졌다고 합니다. 이 때 허약해진 몸과 마음을 잘 추스려서 힘을 재 충전하여야 풍성한 가을을 맞이할 수 있었겠지요. 휴가철이 시작됩니다. 농사를 짓지는 않더라도 힘든 이웃을 도와가면서 함께 무덥고 힘든 삼복더위를 이겨나갈 지혜로운 계획을 세워야하겠습니다.


사봉의 아침편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