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옷 입은 효자 현대인들은 하루 몇 번이나 화를 내면서 살고 있을까요? 요즘은 화낼 때 화를 안 내고 살면 바보취급 받는다고 하네요. 하지만 가까운 사람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화를 내기보다는 다른 일을 빌어 넌지시 깨닫게 하는 편이 더 좋다고 합니다. 아무리 사악한 사람도 꾸밈없이 진실된 마음에 앞에서는 언젠가 참회하게 마련이라고 합니다. 봄바람이 언 땅을 녹이듯이 말입니다.
오늘은 공자님의 제자, 민손(閔損)에 관한 일화를 하나 하여 드리지요. 어느 추운 겨울날 민손이 마차에 아버지를 태우고 이웃 마을 잔치집에 가는 중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보니 민손이 자꾸 말고삐를 놓치고 있었습니다. 이상히 여긴 아버지가 민손의 손을 만져보니 얼음장같이 차가웠고, 옷을 만져보니 냉기가 돌았습니다. 추위에 떨어서 자꾸 말고삐를 놓쳤던 것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민손이 입은 옷은 솜을 넣어 지은 핫옷이 아니라 솜 대신 갈대꽃을 넣어 만든 갈대옷이었습니다.
민손의 계모는 자기가 낳은 두 아들에게는 따뜻한 핫옷을 해 입히고, 민손에게는 들판에서 갈대꽃을 훑어다가 갈대옷을 만들어 입힌 것이었습니다. 이를 알게 된 아버지는 노발대발하였습니다. `몹쓸 계집 같으니라구. 제 새끼는 햇솜으로 옷을 해입히고 민손이는 갈꽃으로 옷을 해입혀? 당장 나가거라...` 혼비백산하여 우두망찰하고 서 있는 새어머니를 보고 민손은 이렇게 아버지를 만류하였습니다. `아버지, 고정하세요. 새어머니가 계시면 한 아들만 추위에 떨면 되지만, 만약에 새어머니를 내치시면 세 아들이 모두 추위에 떨게 됩니다. 제발 새어머니를 내치지 마십시오.`
계모는 민손의 사려 깊은 생각에 감동하여 눈물을 흘렸답니다. 이런 민손이었으니 후에 공자님의 제자가 되기에 모자람이 없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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